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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마음씨

때는 지난 5월, 나에게 한 통의 전화가 왔다. 핸드폰에 뜬 전화번호를 보니 학교의 어느 부서에서 걸려온 전화인 듯했다. 전화를 받자마자 여성분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용민 씨 되시나요?” “예, 그런데요.” “여기는 학사행정실입니다. 지갑을 분실하신 것 같아서요. 지갑은 여기에 있으니까 찾아가세요.”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전화가 오기 하루 전, 나는 어딘지 모르는 곳에서 지갑을 분실하였다. 지갑을 분실했다는 것을 새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수업을 모두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지하철을 이용하려던 순간 뒷주머니에 지갑이 없어진 것을 알았다. 늦었지만 혹여나 갔었던 곳에 지갑이 떨어져 있지 않았을까 싶어서 수업받던 강의실이나, 점심식사를 했었던 식당 그리고 책을 빌리러 갔던 도서관 등을 다시 가 보았다. 하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그런데 학사행정실에서 전화가 오다니. 난 기뻤고 안도했다. 그리고 학사행정실에 찾아가서 지갑을 받을 수 있었다. 교직원 분에게 지갑이 어디 있었냐고 물으니 어떤 학생이 가져다 주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 학생 분이 누구냐고 다시 물으니 모른다고 했다. 지갑을 확인해보니 내용물도 그대로여서 찾아주신 분께 사례를 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이러한 일을 겪고 보니 내 마음에도 약간의 변화가 일어났다. 분실 물건을 해당 주인에게 찾아주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댓가없이 해주는 이러한 일은 분명히 선행이다. 또한 작은 일이지만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크게 감사한 일이다. 나도 예전에 다른 사람의 휴대폰을 찾아주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는데, 아마도 주는 사람의 입장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그 자체가 선행이라면 받아지는 결과가 크다는 것을 이번 일을 겪으며 느꼇다.

그 날 지갑을 되찾고 난 후의 하늘은 유난히 선명하고도 밝아 보였다. 평소에는 그저 하늘색 바탕에 하얀색 구름들이 조곤조곤 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하던 내가 그 날은 왜 그렇게 느꼈었는지... 그리고 혹시나 이 글을 읽고 계실지 모를 그 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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