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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우리는 체면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나를 어떻게 대우하는지에 대해 매우 민감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상하기도 합니다.

반년 전쯤 저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중고 노트북을 한 대 구입했습니다. 노트북을 판매하러 온 분은 연세가 지긋한 신사였습니다. 그분과 한참 동안 노트북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노트북 대금을 지불하려고 하자 그분의 아내가 돈을 받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분은 돈을 직접 주고받는 것이 자신의 체면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체면이야 얼마든지 차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체면을 차리기 위해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아는 한 친구가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난감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는 사실대로 사정을 전해드리겠노라 말했습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사실대로 말하면 자기가 뭐가 되냐며 자기 체면을 세울 수 있는 쪽으로 거짓말을 부탁했습니다. 그 친구는 진실보다 체면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더 심각한 경우는 체면 때문에 화를 내는 경우입니다. 지난 명절, 한 어른이 들어오더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집안을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이유인 즉, 조카며느리가 인사를 안 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화가 날 수도 있지만 그 사건으로 즐거워야 할 명절은 불편한 명절이 되었습니다.
체면이 이렇게 중요한 것일까요? 그리고 거짓말을 하거나 화를 내서 체면이 지켜진들 그것이 진짜 체면일까요? 체면은 내가 지켜서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내 인격을 흠모할 때 자연스럽게 생기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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