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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목일(植木日)은 ‘나무의 날’로, 이쑤시개는 ‘이치개’로 바꾸자

우리가 식목일(植木日)이라고 부르고 있는 4월 5일은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룬 날(문무왕 17년, 677년 음력 2월 25일)을 기원으로 해서 1946년 정부가 국민들로 하여금 나무를 심고 가꾸도록 권장하기 위해 제정한 기념일이다. 일제시대에는 4월 3일이 식목일이었다.(1911년 제정)
미국에서도 1872년 4월 10일 네브래스카주의 모턴(J. S. Morton) 주지사가 주창해서 나무 심는 행사를 시작한 것이 기원이 되어 그 이후 네브래스카주에서는 모턴의 생일인 3월 22일을 ‘나무의 날(Arbor Day)’이라 하여 이 날을 네브래스카주의 축제일로 정했는데 이 나무 심기 행사가 미국 전역으로 퍼져 나가게 되었고 지금은 매년 4월 마지막 주 금요일이 국가지정 나무의 날(National Arbor Day)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46년 4월 5일을 식목일로 제정한 이후 1949년부터 공휴일로 지정하였다가 1973년에는 기념일로 변경하였고 2005년 제정한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라 2006년 4월 5일부터는 공휴일에서 제외하고 법정기념일로 변경하였다.

그리고 2007년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식목일을 4월 5일에서 3월로 옮기자는 견해도 있었고 그 이름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으나 차일피일 미루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선 아직도 많은 국민들이 24절기중 청명(淸明), 한식(寒食)이 이어지는 날에 성묘(省墓)하는 풍습을 고려한다면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이른바 식목일을 3월로 옮기는 것은 신중히 고려할 일이지만 잘못 쓰고 있는 식목일이란 이름만은 바로 바꿔야 한다. 뜻 글자인 ‘목(木)’이라는 한자어는 죽은 나무, 즉 벤 목재(木材)를 가르키는 것으로 ‘식목(植木)’이라고 하면 죽은 나무를 심는다는 뜻이 된다. 한자어에서 살아 서 있는 나무는 ‘수(樹)’다. 그래서 산 나무를 심는 것은 한자어로는 식수(植樹)라고 쓴다. 기념식수, 정원수, 수액(樹液) 등의 ‘수(樹)’는 살아 있는 나무를 지칭하는 것이고 목재(木材), 목기(木器), 목공(木工) 등의 ‘목(木)’은 예로 든 낱말에서 알 수 있듯이 죽은 나무를 가르키는 것이다. 그래서 산에 수목(樹木)이 울창하다고 하면 산 나무와 죽은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것을 가르킨다.

이제 4월 5일이 나무를 심는 것뿐만 아니라 심은 나무를 잘 가꾸고 관리하는 일까지 하는 날이라면 굳이 한자 외래어인 ‘식수일(植樹日)’이라고 하기보다는 아름다운 우리 고유어 ‘나무의 날’이라고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한글날, 어버이날, 어린이날, 스승의 날, 물의 날과 같이 좋은 이름을 붙인 기념일을 많이 지어 놓고 쓰고 있다. 잘못 쓰고 있는 ‘식목일(植木日)’은 반드시 ‘나무의 날’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기념식수’라는 말조차도 ‘기념나무심기’로 바꿨으면 한다.

또 한가지 우리는 일상에서 식사를 하고 잇새에 낀 음식물을 제거하기 위해 한쪽 혹은 양쪽 끝이 뽀쪽하게 만든 가늘고 짧은 나무 도막이나 녹말 도막을 이쑤시개라고 부르고 있고 국어사전에도 그대로 올라 있다. 옛날에는 버드나무 가지를 이쑤시개 만드는 재료로 많이 사용하였다하여 이쑤시개를 버드나무 가지란 뜻의 한자어 양지(楊枝)라고 불렀는데 오늘날에는 발음이 변형되어 양치(養齒)가 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잇새에 낀 음식물을 치우고 없애는 데 쓰는 도구의 이름이라면 당연코 ‘이치개’라고 하는 것이 옳고 또 이쑤시개라는 말은 이물질을 제거한다는 뜻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쑤시는 데 쓰는 것이 아니라면 어감(語感)이 비속하고 언짢은 느낌까지 주는 이쑤시개는 ‘이치개’로 바꿔야 한다.

우리는 빗살 틈에 낀 때를 없애는데 쓰는 도구를 ‘빗치개’라고 하고 있고 또 귀지를 치우는 데 쓰는 도구를 ‘귀이개’라는 어감이 아주 좋은 말을 쓰고 있다. 따라서 이쑤시개는 ‘이치개’로 바꿔야 한다. 말도 좋은 말을 만들어 좋게 쓰면 그 말을 쓰는 사람도 더 좋은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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