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입학 후 내가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대학 시절의 경험이 소중하다는 것이었다. 나는 여태까지 여행을 많이 다니지도 않았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만난 적도 없었다. 이번 겨울,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같은 학과 선배들, 타과 학생들과 함께 미국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을 하며 보고 듣고 느낀 모든 것들이 내게 소중한 경험이었지만, 나는 아홉 명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내 젊은 날의 추억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더욱 소중했다. 각자가 독특한 색깔을 지녔기에 갈등이 있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그것은 우리에게 해당되지 않는 사항이었다. 첫날, 우리는 어색한 사이였고, 마지막 날의 우리는 누구보다도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여행 닷새째에 일어난 일이다. 스탠퍼드 대학을 방문하고 도심으로 돌아오는 기차를 타지 못할 것 같았다. 그 기차를 놓치게 되면 다음 일정을 포기해야 했다. 우리는 기차를 타기 위해 우사인 볼트와 같은 속도로 달려야만 했다. 체력이 약한 여동생들을 위해 오빠들은 가방을 들어주었고, 낙오되는 사람이 없도록 격려하며 함께 뛰어주었다. 우리는 기차가 들어오기 5분 전에 기적적으로 역에 도착했다. 다행히 기차를 탈 수 있었다. 모두 지친 모습이 역력했지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 후 서로 걱정하고 위하는 마음을 더욱 자주 느낄 수 있었다.
여행이 끝날 무렵 헤어짐이 아쉬워서 밤을 지새우며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의 추억을 마음과 머리에 새기었다. 고작 10일의 여행이라 할 수도 있지만, 나와 추억을 함께 나눈 사람들, 내 삶에 큰 획을 그어준 소중한 인연이 아닐까 싶다. 여행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지금, 캠퍼스에서 보게 되는 그들의 얼굴이 정말 반갑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웅장함보다 그들의 밝은 웃음이 나의 마음을 채운다.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하기에 나의 삶이 빛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