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5.5℃
  • 구름많음강릉 9.9℃
  • 구름많음서울 7.7℃
  • 구름많음대전 4.8℃
  • 구름많음대구 4.5℃
  • 구름조금울산 7.8℃
  • 흐림광주 8.8℃
  • 맑음부산 11.2℃
  • 흐림고창 11.2℃
  • 제주 13.5℃
  • 흐림강화 8.6℃
  • 구름많음보은 0.6℃
  • 구름많음금산 1.5℃
  • 구름많음강진군 6.6℃
  • 구름많음경주시 3.2℃
  • 구름많음거제 7.9℃
기상청 제공

대명공연거리, 예술의 자취를 찾아서…

URL복사

쇠락한 상권에 모여든 예술가들, 대명동을 예술의 거리로 만들다

2018년에는 예술가와 시민 위한 대명공연예술센터 개소

확진자 한 명도 없었지만…코로나19로 관객 ‘뚝’

 

대명동은 그야말로 ‘청춘’이었다. 우리학교가 성서로 이전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대명캠퍼스의 정문으로 야트막한 언덕길을 따라 형성된 상권은 항상 학생들로 붐볐다. 번화했던 당시엔 우리학교 학생이 아니더라도 대명동에서 약속을 잡는 일도 많았다고 한다. 동성로가 아니면 계대로 향하던 시절이었다. 대명동은 젊음의 대명사로 불렸다.

 

학생들이 사라진 거리는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었다. 곳곳에 빈 점포들이 늘어섰고 상권은 침체되기 시작했다. 그런 대명동을 구한 건 예술인들이었다. 여러 극단과 소극장들이 문을 열었고, 이제는 명실상부 대구에서 손꼽는 공연예술거리로 거듭났다. 이번 발자취는 대명공연거리를 따라 예술인들의 자취를 살피고자 한다.

- 엮은이 말 -

 

 

● 쇠락한 상권이 예술의 메카로

성서 이전이 시작된 90년대 초반까지는, 대학본부와 주요 단과대학들이 대명캠퍼스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90년대 후반에 접어들자 대학본부는 물론 학과 대부분의 성서 이전이 완료되면서 대명캠퍼스에는 미술대학을 비롯한 소수의 학과만 남게 되었다. 상권을 가득 메우던 학생들이 사라졌다. 거리는 급속도로 위축되었고, 예전의 활기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임대’ 딱지가 붙은 가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그러나 전화위복이라 했던가. 빈 점포들을 채운 건 예술가들이었다. 90년대 후반부터 몇몇 예술가들이 임대료가 저렴한 대명동 일대를 거점 삼아 활동했고, 지난 2005년에는 극단 ‘처용’과 소극장 ‘우전’이 이곳에 둥지를 틀며 본격적인 ‘예술의 거리’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좋던 시절의 추억으로 남을 뻔했던 대명동은 예술의 거리로 유명세를 타 다시금 생기를 띠기 시작했다. 2009년에는 남구청이 각종 공연예술단체가 모여있는 거리를 ‘대명공연거리’로 조성하고 예술인들에 대한 지원을 시작하면서 거리를 상징하는 여러 조형물이 설치됐다. 2013년부터 매년 시민 참여형 문화 행사인 ‘로드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고, 2017년에는 대구문화재단이 실시한 ‘대명공연문화거리 직접화 사업’을 통해 5개 소극장들이 새로이 들어섰다. 또한 2018년에는 대명공연거리에 터잡은 여러 공연예술단체를 지원하고 시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명공연예술센터’가 새로이 문을 열기도 했다. 현재 대명공연거리 일대에는 ‘한울림’, ‘소리거울’, ‘골목’, ‘하루’, ‘길’을 비롯한 20여 곳의 극단과 소극장을 비롯해 음악 연습실, 화랑 등 대구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모인, 대구는 물론 전국적으로 손꼽히는 예술의 고장으로 거듭났다.

 

● 예술가들을 잇는 대명공연예술단체연합회

대명공연예술단체연합회(이하 연합회)는 대명동 일대에서 활동하는 40여 개의 공연예술단체로 구성된 연대 조직이다. 지난 2005년 ‘대명공연문화거리 추진위원회’로 출범한 연합회는 2017년부터 연합회로 재탄생하였고, 현재까지도 대명동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교류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동수 대명공연예술단체연합회장은 “중구에서 활동하다가 2016년경에 대명동으로 넘어왔는데 거리에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무엇이 문제인지를 고민하던 중 인근에 위치한 예술인들끼리 ‘일단 모이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예전에는 방학만 되면 상가들이 모두 문을 닫았는데 연합회가 출범하고부터는 그런 일은 없었다. 예술가들이 지역에 남아있으니 그런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연합회는 2018년 개소한 대명공연예술센터(이하 센터)를 대구시로부터 위탁 운영하고 있다. 센터의 목적은 크게 전시와 교육이다. 센터가 생기기 전까지는 연극인들이 사용할 마땅한 연습실이 없었던 탓에, 몇몇 팀은 작은 사무실을 얻어 사용했다고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센터 지하에는 연극인들을 위한 연습실이 마련됐다. 또한 1층에는 대명공연거리에서 열리는 축제 및 공연 등을 소개하는 공연정보관이 있는데, 대명동에서 열리는 연극 관련 정보는 물론 예술계열 도서와 잡지 등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그리고 2층과 3층에는 각각 연극전시체험관과 공연IT체험관이 위치하고 있어 대구 지역의 연극사(史)를 비롯한 특별 기획전시, 공연예술 VR 체험 등 다양한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이 밖에도 예술인들을 위한 뮤지컬, 보컬, 스트릿 댄스, 분장, 대본 작성법 등을 교육하는 배우육성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 대명공연거리의 위기

이처럼 대명공연거리는 예술인들의 기지와 노력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공연문화거리로 거듭났지만 최근 관객 감소와 대구시의 지원 축소로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극단 ‘고도’가 운영하는 고도 5층 극장은 경영난을 버티지 못하고 결국 지난해 1월 폐관했다. 2012년 개관 이래 8년 만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의 대확산으로 관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수익이 크게 줄었다. 자생적인 문화적 토대를 구축함으로써 지자체의 지원을 바탕으로 양적 팽창을 이뤄내는 데 성공했지만, 전염병과 관객 감소라는 외부적 요인에는 여전히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특히 코로나19는 근근이 명맥을 이어오던 대명공연거리에 직격탄을 날렸다. 2020년 2월부터는 공연거리의 모든 공연이 잠정적으로 중단됐다가, 동년 5월부터 시범공연을 시작으로 두 해에 걸쳐 8월~11월 중에 ‘대구국제힐링공연예술제’를 개최하여 이 기간 동안에 집중적으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마저도 감염 예방을 위한 공연장 띄어앉기를 실시하여 입장 인원이 제한되고 있어, 수익의 상당수를 관객에게 의존하고 있는 극단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동수 연합회장은 “관객 감소로 인한 타격이 커지고 있고, 거리의 대부분이 공연장이다 보니 극단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보다 상연 수가 줄어들지는 않았지만 거리두기 단계가 변경될 때마다 관객수가 들쭉날쭉해지는 문제도 있다”라며 “배우들의 왕래가 잦다 보니 한 명이라도 확진되면 거리 전체가 문을 닫아야 하기에 모든 관계자들이 항상 긴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대명동 공연예술계는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달부터는 남구청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주민들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공연예술 딜리버리’ 사업을 시행한다. 이 밖에도 ‘인생나눔교실’, ‘문화이모작’, ‘문화가 있는 날’ 등을 통해 침체된 대명공연거리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대명동 공연예술계는 비대면 공연 확대와 더불어 공연 전후로 방역 및 환기를 철저히 시행하는 등 방역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 덕분인지 대명공연거리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사례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종수 연합회장은 “철저한 방역으로 공연장은 다른 어느 곳보다 안전한 장소가 됐고 예술인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라며 관객들이 안심하고 방문해줄 것을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종수 연합회장은 “현장에 있은 지 30년이 조금 넘었고 그간 많은 질병과 재난을 겪었지만 항상 잘 버텨왔다”라며 “현장에서 함께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여태껏 버틸 수 있었다. 이번에도 예전과 마찬가지로 잘 버텨주시리라고 믿는다”라며 앞으로도 공연을 계속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공연예술을 전공한 학생들은 결국 현장에서 활동을 해야 한다”면서 “시간이 될 때마다 이곳으로 와 함께 작업을 진행하면서 예술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한다”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사설] 돌아온 선거, ‘수혜비 학생자치’를 끝내자 2022학년도 학생자치기구 총선거가 내일(11월 30일) 실시된다. 원칙대로라면 총학생회를 비롯한 16개 단위에서 차기 자치기구의 장을 두고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져야 한다. 그러나 지난 11월 15일 후보자 등록이 마감된 결과 인문국제대, 사범대, 음악공연예술대, 미술대는 입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됐고 후보자가 등록된 단위에서조차 경선을 치르는 곳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흔히 선거를 민주주의 사회에서 벌이는 가장 큰 축제라고 한다. 그러나 ‘축제’를 맞이한 학생들의 여론은 냉담하기만 하다. 선거가 사실상 당선이 확정된 이들에게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절차적 요식행위로 전락한 지 오래이고, 무엇보다 학생자치의 효용성을 학생들이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때는 ‘총학생회장에 당선되면 차 한 대 뽑을 수 있다’는 풍문도 널리 퍼져있었다. 물론 현재에는 그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되지만, 모든 소문에는 그 집단에 대한 당대의 평가가 응축되어 있기 마련이다. 세월이 흘러 이러한 양상은 학생들이 수혜비 납부를 거부하는 것으로 변모했다. 등록금 납부 기간마다 우리학교 에브리타임 커뮤니티에는 “수혜비(학생회비)를 꼭 납부해야 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