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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사태가 남긴 것

샘물교회 선교단의 아프간 인질사태가 피랍 44일 만에 끝났다. 이 인질사태가 발생하자 언론이 샘물교회 선교단의 행적을 보도하였고, 많은 시민들이 이 보도를 보면서 시혜적인 봉사활동을 앞세운 일방통행식 해외선교를 비판하였다.

이슬람권에 대한 기독교 교회의 선교는 궁극적으로 종교의 개종을 목표로 한다. 종교의 개종은 세계관과 가치관, 삶의 방식의 전환을 의미하고, 사회적으로 그러한 전환이 가능하도록 사회체제를 개혁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까닭에 개종은 최대한 당사자의 자발적 의사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고, 선교 또한 이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대의 관점과 삶의 방식을 내재적으로 이해하고, 그 관점과 방식이 내포한 문제를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그 문제를 바르게 해결할 수 있는 대안적인 길을 제시함으로써 상대가 자발적으로 새로운 종교를 받아들일 수 있게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여론이 인질을 납치한 탈레반보다도 샘물교회 선교단에 대해 더 비판적이었던 것은 그들의 행적에서 이러한 자세를 찾아보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큰 희생을 치르고 우여곡절 끝에 아프간 인질은 풀려났다. 인질이 풀려나고 언론도 더 이상 보도를 하지 않게 되자 이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인질만 풀려났을 뿐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제 남은 일은 인질사태를 계기로 드러난 문제점을 더욱 근본적으로 성찰하고 해결하는 것이다.

아프간 선교가 드러낸 문제점은 샘물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해외선교에서는 물론이고 국내선교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 기독교 교회 일반의 문제이다. 교단 차원에서 이러한 선교방식을 자성하는 움직임도 있지만, 이를 고수 하겠다는 입장도 여전히 강경해 적극적인 비판이 필요하다. 나아가 이러한 문제는 기독교 교회를 넘어 우리 사회 일반이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이기도 하다.

아프간 인질 사태를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던 대다수의 시민 또한 자신에게로 눈을 돌리면 이 문제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아프간 선교단을 비판하지만 자신과 다른 견해나 입장을 가진 상대를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또한 일방통행식의 문화적 폭력을 일삼고 있지는 않는가. 그런 까닭에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우리 모두의 자성과 실천이 지금부터 본격화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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