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한 사람의 성공이 개인의 특성-개인의 지능과 노력, 습관 등-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회·문화적 요인과 운이다. 만약 빌 게이츠가 우리 또래인 90년생이고,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그가 지금과 같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대답은 No이다. 빌 게이츠의 8학년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의 행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빌 게이츠는 부유한 부모 덕분에 레이크사이드로 보내졌다. 그곳은 세계 어느 고등학교에도 없는 공유 터미널을 가지고 있어 마음껏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었다. 두 번째, 레이크사이드 이외도 주말 내내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세 번째, 빌 게이츠는 ISI라는 벤처기업을 알게 되었고, 마침 그 회사에서 장부 프로그램을 만들어줄 누군가를 찾고 있었다.
네 번째, 워싱턴 대학에서는 새벽에 공짜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 빌 게이츠의 집은 워싱턴 대학과 걸어 다닐 수 있을 만큼 가까웠다. 다섯 번째, TRW라는 기술회사는 프로그래머를 찾기 위해 ISI 창립자 중 한 명에게 전화를 했고, 그가 알고 있는 최고의 프로그래머가 빌 게이츠였다는 것이다. 여섯 번째, 레이크사이드는 학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을 허락해주었다.
만약 빌 게이츠가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자유롭게 컴퓨터를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당연히 그가 원하는 프로그래밍을 연습할 기회는 없었을 것이며, 빌 게이츠는 한국의 고등학생들처럼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교에 붙잡혀 적성에 맞지 않는 입시 공부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빌 게이츠가 평범한 부모를 만나 레이크사이드에 진학하지 못했다거나, 자유롭게 프로그래밍을 연습할 기회가 없었다면, 그가 지금과 같은 성공을 이룩할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