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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언제나 외톨이, 마음의 문을 닫고 슬픔을 등에 지고 살아가는 바보, 두 눈을 감고 두 귀를 막고 캄캄한 어둠속에 내 자신을 가둬”

가수 아웃사이더의 외톨이라는 노래 가사 중의 일부분이다. 아웃사이더는 본래 외부인을 뜻하는 영어단어다. 속칭 “아싸”로 불리며 캠퍼스 낭만의 또 다른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동기나 선후배들과 말을 나누지 않는 것은 물론 주말에도 하루 종일 기숙사에 혼자 남아 있다. 또한 MT나 개파(개강파티), 심지어 동아리 활동도 하지 않는 학생들을 일컫는 말이다.

“아싸”는 크게 자발적 “아싸”와 비자발적 “아싸”로 나눠 볼 수 있다. 전자는 불필요한 학과행사가 싫어서, 혼자 다니는 것이 편해서, 학업에 집중하기 위해서 등 자발적으로 “아싸”를 선택한다. 후자는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학생들이 비자발적으로 “아싸”가 되는 경우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아싸”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계명대에 재학 중인 박문수(25가명)는 자신을 외톨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고 오히려 더 당당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대인관계가 좁아 외롭거나 잘 노는 학생들을 보면 뭔가 부럽고 나는 대학생활을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취업에 대한 강박관념은 잠시도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계기마저 없애면서 매일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게끔 만들고 있다. 또한 계명대에 재학 중인 김유신(22가명)은 한없이 외롭다며, 사람들이 너무 그립고, 세상에 홀로 외톨이가 된 것 같다는 힘든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캠퍼스의 낭만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다. 등록금, 취업 걱정으로 자의반 타의반으로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홀로 살아가야 하는 외로운 세대. 비정규직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88만원 세대. 그리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슬픈 자화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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