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신을 인간으로 알아주는 상대 앞에서만 인간으로 존재하며 그런 상대와의 만남만이 진정한 만남이다. 외로운 것은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만남이 없어서이고, 만남이 없는 모든 장소가 곧 사막이다” 김용규의 「철학카페에서 문학 읽기」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 사막이라는 것이 비단 사람 하나 보이지 않는, 황량한 모래사막만을 이르는 것이겠는가. 오히려 북적거리는 사람들 틈에 섞여 있지만 진짜 만남을 가지지 못해 질식해버릴 것 같은 도시사막이야말로 고독한 사지임에 틀림없다.
정말이지 커가면서 점점 사람을 믿지 못하게 되어간다. 모두가 자신만의 목표가 있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기를 쓰고 서로 먼저 앞으로 나아가려고 한다. 웬만해서는 쉽게 마음을 열지 않으며 살짝 열었다가도 상처를 입고 돌아서기 일쑤이다. 다음번에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상처 받지 않을까 걱정하다가 결국에는 마음에 생채기가 생기는 것이 무서워 애초부터 문을 굳게 닫고는 자신을 보여주지 않게 된다. 상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마음을 닫아걸수록 우리 인생에서 진짜 사람을 만나 진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진다.
상처를 받더라도 그와 나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사람을 쉽게 믿는 자는 쉽게 상처 받을 수 있지만 쉽게 그 고통에서 헤어 나올 수 있다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