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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취업률 산출방식의 문제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대학에 매년 수천억원의 재정을 차등지원하면서 주요 잣대로 당해 연도의 그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률 등을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다. 취업률 산출은 2009년까지는 매년 4월 1일을 기준하여 각 대학이 자체 조사한 취업통계를 한국교육개발원의 검증절차를 거쳐 확정하였으나 지난해부터는 6월 1일을 기준으로 하고 각 대학 졸업자 중 취업이 되어 국민건강보험에 가입한 자를 정식 취업한 것으로 인정을 하고 있다. 또 3개월이 지난 9월 1일자와 6개월이 지난 12월 1일자 취업 통계를 유지취업률로 보고 세 번의 통계를 평균한 것을 당해 연도 최종 취업률로 확정한다.

이러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취업률 산출방식과 그에 근거한 대학재정 지원방식에는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특히 교육과학기술부의 각 대학 국고지원을 위한 평가에 졸업생 취업률, 재학생 충원률, 전임교원 확보율, 장학금 지급률, 등록금 인상지수 등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이러한 기준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대학은 학생들의 등록금 의존율이 낮은 국립대학들이고 또 국고지원 없이도 충분히 대학을 운영할 수 있는 극소수 부자 사립대학들이다. 부자대학은 국고지원으로 ‘돈벼락’을 맞아 헤메고 정작 국고지원을 절대적으로 받아야 할 가난한 지방의 많은 사립대학들은 국고지원 받기가 어려워 상대적으로 더 빈곤감을 느낀다.

대학의 국제적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선택과 집중의 논리로 여건이 좋아 잘하고 있는 대학을 더 잘하도록 대폭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정작 더 절실히 필요한 것은 여건이 어려운 더 많은 대학을 지원하여 그 대학들이 함께 최소한의 경쟁력을 갖게 해 주는 것이 우선이다. 재정능력이 부족한 대학을 우후죽순격으로 인가해 준 것도 정부이고 인가를 받은 대학이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는 것도 나라의 책임이다. 대학을 포함한 교육사업은 공익사업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자주 칭찬하는 우리나라 교육은 ‘교육제도’가 좋은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의 ‘학부모 교육열’이다. 정부의 교육정책도 세계 최고의 ‘학부모 교육열’을 따라 가야 한다.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대졸 취업률 산출방식이다. 취업의 질과 학과(전공)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일률적인 통계방식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대졸자 대부분이 원하는 고급 공무원이나 대형 금융기관, 대기업, 교사, 공기업 등의 취업은 웬만한 각오와 사전 준비를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는 졸업 당해 연도에 취업하기란 ‘하늘에 별따기’와 다름없다. 대개 졸업 후 3~4년이 소요되는 이러한 취업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취업통계에는 잡히지 않는다.

반면에 그야 말로 일시적 취업자라 할 수 있는 임시계약직이나 인턴사원직은 모두 취업통계에 합산이 되니 대학마다 당해 졸업생들을 우선 하기 쉬운 임시직, 인턴사원으로 취직시키기 위해 여념이 없다. 정작 대학 본래의 본질적인 사명인 전공교육은 자연히 뒷전이다. 소위 일류 4년제 정규대학 평균 취업률보다 전문대학 평균 취업률이 월등히 높고 전문대졸 취업생들이 입사한지 불과 몇달만에 많은 수가 이직하는 현상은 취업의 질을 고려하지 않는 취업통계방식에 기인한다.

또 다른 하나는 학과나 전공 특성상 국민건강보험에 가입을 하지 않고 비정규직인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자유직업자는 취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이다. 예체능계 위주의 대학이나 예체능계 학과의 비중이 큰 대학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국고지원이 계속 되고 정부에서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억제 정책을 지속한다면 결국 문을 닫거나 해당학과를 폐과내지 구조조정을 하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또 대졸 취업대상자가 국내에 취업할 자리는 한정되어 있는데 정부에서 대학들끼리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평생직업(천직?)이 아닌 임시직 취업경쟁을 부추킨다면 우리가 바라는 선진국형 대학교육의 질도 기대할 수 없고 나라 전체의 진정한 대졸 취업률도 높아 질 수가 없다. 대학이 해야 할 본질적인 과제는 교육의 질을 더 높이는 것이지 졸업생 임시직 취업이 급선무가 되어서는 않된다. 무엇보다도 대졸 취업률 향상 제일의 대책은 정부가 대졸자를 위한 건강한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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