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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이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백합과의 비비추는 비바람 속에서도 꽃을 피웠다. 비비추가 몇 년 동안 꽃을 피우지 않다가 올 여름에서야 꽃을 피운 것은 삶의 터전을 베란다에서 베란다 밖 에어컨 환풍기 위로 옮겼기 때문이다. 몇 년 동안 비비추는 깔끔한 주인 덕분에 깨끗하고 편안한 베란다에서 살아가고 있었지만, 바람과 빛을 제대로 먹지 못해 꽃을 피울 수 없었던 것이다. 한 해 동안 비바람을 맞으면서 살아가던 비비추는 아주 아름다운 보라색 꽃을 피웠다. 만약 주인이 비비추를 계속 베란다에만 살게 했다면 비비추는 평생 꽃을 피우지 못하고 생을 마감했거나 주인의 과잉보호로 시름시름 죽어갔을지 모른다.

베란다 같은 온실은 한 존재의 의지와 야성을 꺾어버린다. 한국의 교육도 거의 온실에서 키우는 식물과 다름없다. 온실에서 식물을 키우는 것은 식물의 결을 발휘시키는 것이 아니라 억지로 키우는 조장이다. 한국의 교육도 대부분 조장 교육에 지나지 않는다. 비바람을 맞으면서 성장해야만 학생들도 자신의 꽃을 피울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캠퍼스는 방학을 보내고 돌아온 학생들로 다시 활기 넘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새 학기에도 아름다운 캠퍼스를 전쟁터 같이 삭막하게 보낼지도 모른다. 방학동안 캠퍼스의 나무들은 한층 성숙했다. 나무들이 성숙할 수 있었던 것은 평소 내공을 키웠기 때문이다. 나무들은 내공을 키우는 동안 때론 가지가 꺾이거나 줄기가 부러지는 등 예상치 못한 시련을 겪는다. 그러나 나무는 고통을 이겨내면서 스스로 치료한다. 나무들의 옹이는 그런 상처의 흔적이다. 나무든 사람이든 모든 생명체는 상처받으면서 성숙한다. 사람도 태어나서 걸으려면 최소 1년 동안 수많은 시련을 겪어야 한다.

대학생들의 앞날도 결코 순탄하지 않다. 이제 자신의 앞날이 순탄하다고 생각하는 학생은 없다. 누구나 사회가 만만찮고 삶이 팍팍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시대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삶은 언제나 팍팍하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누가 팍팍한 삶을 즐겁고 의미 있게 만드느냐이다. 삶을 즐겁고 의미 있게 만들려면 무엇보다도 시련을 두려워하지도 피하지도 말아야 한다. 나무가 시련을 두려워해서 피했다면 천년이상을 살 수도 없고, 100미터 이상 하늘로 올라갈 수도 없을 것이다. 더욱이 인간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라는 칭송을 듣지 못할 것이다.

학생들은 새 학기에 나름대로 자신들의 꿈을 향해 도전할 것이다. 그러나 간혹 스스로 준비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도전을 미루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아무 준비 없이 도전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신중한 태도도 바람직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도전에 성공하지 못하면 쉽게 실패라 생각한다. 그러나 인생에는 실패가 없다. 과연 무엇이 실패인가. 스스로 실패라 규정하는 것 자체가 실패다. 모든 생명체는 이 땅에 태어나는 순간 성공이다. 인간의 삶 자체가 도전이다. 그래서 태어나 죽을 때까지 성공의 과정일 뿐이지 결코 실패의 과정이 아니다.

학생들이 어떤 일에 쉽게 도전하지 않는 것도 실패가 두렵기 때문이고. 쉽게 포기하는 것도 평소에 스스로 살아온 삶을 성공적이라 평가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 학기에 시작하는 모든 일은 성공을 향한 여정이다. 여정은 즐거워야 한다. 즐거움은 어떤 경우라도 두려워하지 않을 때 누릴 수 있다. 특히 어떤 경우에도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의 삶을 다른 사람의 삶과 비교하는 순간, 불행이 밀물처럼 밀려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능력을 발견해야 한다. 불행히도 적지 않은 학생들이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모른다.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잘 알아야만 뚜벅뚜벅 자신 있게 걸어갈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방법 중 하나는 다양한 경험이다. 자신의 몸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는 여러 곳을 부딪쳐 봐야 드러나기 때문이다. 인간의 잠재능력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몇 가지 경험으로는 결코 온전히 드러나지 않는다. 세상에는 타고난 능력이 뛰어난데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어떤 사람이 다양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은 그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타고난 능력이 많아서가 아니라 발휘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이 걷는 성실한 발걸음이 성공의 징검다리라는 것을 깨닫는 자만이 새 학기를 행복하게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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