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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갈등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요즘 시리아에서 일어난 화학무기 사태로 세계의 시선이 또 다시 시리아로 집중되었다. 2년 반 이상의 내전을 통해 전체인구의 10%에 가까운 200만 명이 나라를 떠났고, 이미 사망자 수가 10만 명을 넘어선 시리아사태는 지난달 사린가스로 추정되는 화학무기를 사용하면서 다시 한 번 뜨거운 국제적 이슈가 된 것이다.

애초에 시리아 사태는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민주화 물결과 함께 소규모 평화시위로 시작되었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자스민 혁명에서 사용되었던 구호를 사용한 소수의 학생들이 체포되어 고문을 받게 되고, 이에 시민들이 학생들의 석방을 요구하며 민주주의와 자유를 보장할 것을 주장하자, 이에 대한 정부군의 과잉대응은 사망자를 낳게 되었고 따라서 전국적인 반정부 운동이 촉발되었던 것이다. 시작은 이렇지만 시리아 사태는 사실상 수 백 년 묵은 수니파와 시아파의 종파 간 갈등으로 볼 수 있으며, 결국 아랍권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수니파를 대표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반정부 세력을, 시아파의 맹주인 이란은 정부군을 돕고 있어 마치 대리전 성격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밖에서 시리아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과 입장에는 국가별로 차이가 나타난다. 그동안 미국을 포함한 서방세계는 시리아가 러시아 및 중국과 경제적 군사적으로 강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시리아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해왔다. 또한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제재 방안으로 군사적 개입을 놓고는, 믿었던 영국이나 독일, 나토가 동참하지 않겠다고 하는 가운데 미국이 단독으로 공습할지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은 듯하다. 화학무기 사용은 절대 용납하지 못할 것 같던 미국도 정작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주춤거리는 모습은 주변의 이해관계가 매우 복잡하고 그 결과에 대한 세계의 눈길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가 낯선 나라 시리아 사태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단순히 화학무기의 위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다수의 인명을 앗아가는 무력 사용에 대항할 수 있는 ‘국제 경찰’ 미국의 역할은 점점 그 존재감이 약해지는 것 같고, 그것은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우리의 상황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북한은 시리아와 함께 유엔 화학무기 금지조약에 서명하지 않은 4개국 중 하나로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량은 시리아의 2.5배 정도라고 한다. 따라서 세계의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사태를 바라보는 우리의 눈도 단순할 수만은 없다.

하지만 시리아 사태에 대한 우리국민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국교도 안 된 국가인 만큼 전혀 관심이 없기도 하며, 국제적으로 미묘한 상황에서 다른 국가의 내정간섭이 될 수 있으니 분명히 선을 긋자는 주장도 있고, 국제사회란 남의 아픔에 동참하고 해결해 주어야 한다는 차원에서 대량 살상무기까지 사용한 것을 그냥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갖기도 한다.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다양한 분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팔레스타인, 쿠르드족 문제, 캐시미르 분쟁, 아프리카 종족 간 분쟁, 중남미의 좌익 게릴라까지 지구 곳곳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이다. 우리 한국도 타인에 눈에는 또 다른 화약고 중의 하나로 비친다는 데에서 우리는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시리아 사태는 막연한 남의 일이 아니라 안보를 미국의 공약에 의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에게는 바로 직접적인 문제일 수 있다.

세계의 문제는 언제라도 우리의 문제가 될 수 있으며 그것은 바로 나의 문제이기도 하다. 세계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만큼, 되풀이되는 세계 역사의 흐름을 우리 학생들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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