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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속으로 바뀐 주소체계

뇌물로 수사안 미술작품

(딩동, 딩동)
택배맨 : 택배 왔습니다!

푸른 기와집 주인 : 우리는 택배 받을 게 없는데요.

택배맨 : 여기가 졸속으로 007 아닌가요?

푸른 기와집 주인 : 아닌데요. 번지수를 잘못 찾았어요. 우리는요, 옛날에는 열린우리구 열린우리동 1번지에 살았는데, 지금은 이사를 해서 여기 주소가… FTA동 1번지예요.

택배맨: 그럼 맞는 모양인데요. 이번에 주소 체계가 모두 바뀌었잖아요. 여기가 바로 졸속으로 007이에요.

푸른 기와집 주인 : 아니, 주소를 바꾸려면 충분히 준비하고 해야지. 이렇게 졸속으로 하면 되나? 여기에 사는 나도 모르게 말이야. 이름이 ‘졸속으로’라고 바뀌니까,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 친근감이 들지만, 그래도 영 어색하네.

택배맨 : FTA이란 동 이름도 졸속으로 만들었잖아요.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말고 바뀐 주소대로 사용하세요. 노씨 아저씨 맞죠? 여기 주문하신 상품 두개예요.

푸른 기와집 주인 : 우리는 주문한 게 하나도 없는데, 뭐지?

택배맨 : 하나는 저기 멀리서 물 건너 왔는데요. 사골뼈가 듬뿍 박힌 쇠고기니까, 잘 우려먹으면 되고요. 다른 하나는 이번 미술대회 대통령상 수상작이에요. 와, 근데 그림 진짜 특이하네요, 수표가 흐르는 폭포라. 어.. 그림 뒤쪽에 수표도 붙어 있네요?

푸른 기와집 주인 : 사골뼈가 듬뿍 박힌 쇠고기… 이건 다시 돌려보내야겠다. 하여튼 택배도 졸속으로 보내는 꼬라지 하고는. 어? 이봐요, 이건 나한테 온 게 아닌데?

택배맨 : 뭐요?
푸른 기와집 주인 : ‘뇌물로 001’로 가는 택배를 왜 날 주나?
택배맨 : 졸속으로 주소가 바뀌는 바람에... 수표붙은 그림은 ‘뇌물로’로 다시 가져가야겠군. 그럼 저는 갑니다. 이제부터 동네이름은 제대로 알고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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