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에 꽂혀있던 수필집을 보다가 이 책을 헌책방에서 샀다는 것이 떠올랐다. 겨울방학이 끝날 즈음에 가족들과 함께 부산에 갔을 때 샀던 책이다. 고등학생 때 부산 보수동에 있는 헌책방 골목에 처음 가보았다. 내가 살던 곳에는 헌책방이 몇 군데 없었지만 있어도 다양한 종류의 책은 없었다. 그래서 헌 책에 관심을 가질만한 일이 없었다.
하지만 부산의 헌책방 골목에 다녀오면서부터 헌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헌책방에서 책을 살 때부터, 헌책방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 책장 옆에도 책들이 쌓여있다. 평소에 책상에 정렬된 책들만 보다가 여기저기 쉽게 손닿는 곳에 책이 있다는 것이 새로웠다. 다양한 분야, 비교적 옛날 책부터 현재 출판되는 책까지 있어 선택의 폭이 넓은 것 같다.
지난 3월에는 대구에 있는 헌책방에 다녀왔다. 예전에 방송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지금은 헌책방이 많이 사라졌다고 했다. 남문시장 부근에 헌책방 몇 곳이 있었고, 그 중에는 큰 곳도 있었다. 3월이지만 바람이 매우 찬 날이었는데도 헌책방 밖에서 책을 고르고 있었던 어린 학생과 어머니와 함께 미술도안 책을 함께 고르고 있었던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
사실 헌책이든 새 책이든 같은 책이기에 손때가 묻은 것과 그렇지 않은 차이밖에 없다. 평소에는 유명한 책이거나 신간의 정보를 주로 듣게 되는데, 헌책방은 내가 알지 못했던 책들도 많고 가격 또한 저렴하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도서관에서 필요한 책들을 빌려 읽는다.
하지만 가끔 사야할 책이나 사고 싶은 책을 발견했을 때나 책을 구경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새 책을 판매하는 서점뿐 아니라 헌책방 또한 책을 살 수 있는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