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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호 독자마당] ‘잔혹동시’, 평가기준은 뭔가?

‘솔로강아지’의 저자인 초등학생 A양의 어머니 김바다 시인은 지난 5월 7일에 최근 불거진 잔혹동시 논란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다. 해당 매체에 전한 글에서 김바다 시인은 “딸은 패륜아가 아니며 딸의 동시도 패륜으로 비판받을 이유가 없다.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 우화일 뿐이다. 최근 이러한 분위기가 아이들이 창의적이고 개성적으로 자라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된 시는 ‘학원 가기 싫은 날’이다. ‘엄마를 씹어 먹어 / 삶아 먹고 구워 먹어 / 눈깔을 파먹어…’와 같이 표현이 꽤 자극적이고 거침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순수한 만큼 잔인하다. 특히 감성이 민감한 아이는 화와 같은 감정을 외부적인 폭력성으로 나타내기보다, 상상력으로 그 화를 전환한다. 즉, 시의 화자는 패륜아가 아닌 영락없는 아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김언희 시 ‘트렁크’에는 ‘지퍼를 열면 / 몸뚱어리 전체가 아가리되어 벌어지는’, ‘토막난 추억이 비닐에 싸인채 쑤셔 / 박혀 있는 이렇게’라는 표현이 있다. 이 시 또한 잔혹시의 성격을 띠고 있다. 하지만 이 시는 ‘외설스럽지만 무의미한 삶과 연결되며 새로운 미적 충격을 가져다준다’고 평가된다. ‘학원 가기 싫은 날’가 논란이 된 이유는 ‘잔혹시’가 아닌, ‘필자가 어리다’는 사실이다. 과연 그 이유가 시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모두가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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