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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호 독자마당] 눈먼 자원봉사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위해 학점 외에도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 토익, 자격증, 자원봉사. 나는 자원봉사가 부담스러웠다. 성적처럼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고 ‘보람’이라는 무형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봉사 약속을 잡는 것부터 어렵게 느껴졌다. 무엇보다도 순수한 봉사정신 때문이 아닌 봉사시간을 얻기 위해서라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1학년 때 복지관에서 장애아동들을 돌봤지만 점수를 위해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맴돌았다. 나를 쳐다보며 웃는 아이를 보니 더욱 죄책감이 커졌다. 전역 후에는 헌혈, 자선단체 기부 등의 간접적인 봉사활동만 해왔다. 그러던 중 어릴 때 읽던 책들이 생각났다. ‘이제 읽지도 않는 책들을 기부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단순한 생각에 복지관을 찾았다. 하지만 복지관의 위치는 바뀌었고 그 곳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곳이었다.

만약 옆에 시각장애인이 있었다면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까? 단순히 봉사점수에 눈이 멀어 나는 어떤 행동을 했었나? 결과만을 생각한 행동이 어떤 상황을 초래하는지 가슴 아프게 느꼈다. 내가 자원봉사를 대학생활을 위한 것 중 하나로 본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해왔던 것은 타인을 위한 봉사가 아닌 날 위한 투자였다. 조금의 관심과 희생정신도 없는 행동은 자원봉사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관심’이 없었기에 실수를 했다. 거창하게 무언가를 하는 게 아닌 작은 관심이 자원봉사의 시작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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