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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질투의 화신’, 이 얄궂은 날씨 같은!

- ‘둘’이 되지 못하는 피로감

사랑하지만, 마음에 들지는 않는 남자가 있다. 3년 내내 지독히도 요란하게 짝사랑했으나 딱지를 맞았다. SBS 수목극 ‘질투의 화신’ 속 표나리(공효진 분) 입장에서 본 이화신(조정석 분)은 그런 남자다. 잘났지만 독설이 심한, 남의 가슴 무던히도 아프게 하더니 제 가슴(유방암)에도 멍울이 지고 만 남자.

반면 온통 다 마음에 드는 완벽한 남자가 있다. 재벌 3세인 그는 이화신의 친구 고정원(고경표 분)이다. 도무지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라고는 단 한 군데도 없는 좋은 남자. 그런데 이 말간 얼굴의 좋은 남자를 사랑하는 일은 왠지 몰입이 잘 되지 않는다. 못된 남자 이화신을 떨쳐내는 게 잘 되지 않는 것처럼. 표나리는 사랑받는 일을 선물 받기쯤으로 여기고 차곡차곡 쌓아둔다. 기상 캐스터에서 우여곡절 끝에 꿈에 그리던 아나운서가 된 뒤, 멘탈도 ‘갑’이 된 걸까.

이화신은 주인공답게, 아니 ‘질투의 화신’답게 집요한 공세를 멈추지 않는다. 질투와 상사병, 찌질함, 애걸복걸의 애정표현은 매회 끝도 없이 진화한다. 고정원의 전투력도 대단하다. 두 사람은 비록 승부욕일지라도, 망가지는 걸 기꺼이 감수 중이다. 매력적인 표나리만 ‘셋’이 함께이길 바라기에, 갈수록 이들 사이는 피로해진다.

황홀한 고백과 설렘 그리고 죄책감으로 가슴이 졸아드는 순간들이 무시로 교차한다. 짜릿하고 쓰라린 이중의 감정이다. 신나면서 암담하다. 어쨌든 우정도 내팽개친 두 남자는 제 마음을 정확히 알고 있다. 문제는 표나리다. 그녀는 둘 다 좋아한 탓에, 고를 수 없다며 둘 다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하지만 사태는 더 끔찍해져, 두 남자가 이별을 거부하며 ‘공개 양다리’를 제안하고 의기투합한다.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그녀와 데이트를 하고 ‘낙점’을 받겠다는 희한한 ‘썸’의 나날이다.

시청자는 사실 로맨틱 코미디로써 웃고 즐기면 그만이다. 그러나 조금만 정색하고 보면, 이 ‘웃긴’ 설정은 꽤나 복잡해진다. 어쩌면 결정 장애에 빠진 우리 모습이 아닐까 싶어지면, 골치가 아파온다. 타이밍도 안 맞게 치졸할 정도로 매달리는 두 남자는 별 문제가 없다. 말하자면 정상이다. 사랑을 늦게 깨달을 수도 있는 거니까. 하지만 표나리는, 두 남자를 똑같이 반반씩 사랑한다며 “마음이 두 개”라고 말하는 표나리는 심각하다. 둘 다 사랑한다는 건 사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남들 비위만 맞추며 사느라, 정작 자기 마음은 모르게 된 것일까. 우리가 아무리 결정 장애 시대의 나약한 ‘소비자’로 전락했을지라도, 사랑만은 선택해야 한다. 사랑은 너와 나, 둘만의 무대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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