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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비정상회담’, 남자처럼 말하는 남자들을 보다

같은 떠돌이별을 만난 즐거움

그들이 우리말을 너무나 유연하게 구사해 신기했다. 한국어로 말할 때 각자의 독특한 음색과 특유의 말버릇까지 느껴질 만큼의 능숙함이었다. JTBC <비정상회담>의 출연진들은 확실히 ‘비정상’이다. 얼굴은 ‘다국적’ 청년들인데 꼭 오래 알아온 한국인 이웃처럼 군다. 그들은 심지어 한국어로 밖에는 전할 수 없는 뉘앙스마저 몸에 밴 듯 했다. 어느 순간부터 얼굴 생김새나 ‘국적’보다 중요한 것은 목소리와 눈빛이었다.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짓궂게 ‘회담’ 중인데, 혀를 내두르는 건 월요일 밤 TV를 켰다가 채널을 고정하고 만 시청자들이다.

<비정상회담>은 MC 전현무·성시경·유세윤이 한국에 살고 있는 다국적 청년 11명과 함께 한 주제를 놓고 토론을 벌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외국인 패널로 샘 오취리(가나)·기욤 패트리(캐나다)·다니엘 린데만(독일)·에네스 카야(터키)·줄리안 퀸타르트(벨기에)·알베르토 몬디(이탈리아)·장위안(중국)·타일러 라쉬(미국)·로빈 데이아나(프랑스)·테라다 타쿠야(일본)·다니엘 스눅스(호주) 등이 출연한다.

포맷부터가 사실 ‘비정상’이다. 그런데 ‘바로 이거야!’하며 무릎을 치게 하는 요소들이 있다. ‘정상회담’ 좋아하고 ‘G’가 앞에 붙는 숫자의 권위에 쉽게 짓눌리는 우리 모습이 새삼 확인된다고나 할까. 외국에서 우리를 어떻게 볼지, 남들은 나를 어떻게 볼지, 그렇게 타인의 시선 속에 갇혀 살아온 우리의 말더듬이적인 현재 모습을 돌아보게 만든다.

생김새도 배경도 다른 열한 명의 외국인 청년들이 자신의 속내를 진지하게 털어놓을 때 문득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질감도 느껴진다. 외로이 맴돌던 떠돌이별들이 우주를 헤매다 잠시 비슷한 떠돌이별을 만난 식의 반가움이랄까. 살다 보면 외롭고 힘들고 지칠 때도 있지만, 이 견고한 세상의 질서를 익히고 쫓아가다 때로는 좌절도 하지만, 어떻게든 서로의 ‘지혜’를 모아 조율해 보자는 발상이 주는 힘은 의외로 크다. 제목도 희한하고 형식도 웃긴 이 예능 프로는 현재 놀라운 기세로 월요일 밤의 시청률을 잡고 있다. 지상파를 능가하는 시청률에 화제 면에서는 단연 최고다.

‘G11’이라는 11명이 다양한 생각을 어찌 그리 배려하며 ‘토론’을 잘 이끌어 가는지, 소년처럼 유치한 게임에 열광하며 경쟁하다가도 끝내 말로써 테이블을 평정하고 우의마저 다지는 그들에 설득되고 만다. 한국인 남성들이야말로 비(非) 보편성을 넘어 끝내 ‘비정상(非正常)’ 인증을 받게 되기도 한다. 재미있는 건 자신이 비정상이었음을 인정하는 한국 남성은 몹시 편안해 한다는 점이다. ‘나만 이상한 건 아니었어’ 식의 홀가분함도 엿보인다. 일단, 웃자. 드라마에서도 못 볼 흉금을 터놓은 남자들의 대화가 무엇보다 반갑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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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