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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가족드라마 속 가짜 관계들

현실 외면한 , 가짜 갈등 가짜 행복


행복전도사로 불리던 분이 얼마 전 충격적인 방법으로 동반자살을 했다. 남편대신 가장 노릇한 사생활을 유머러스하게 이야깃거리로 삼았던 터라 ‘동반여행’은 더 충격적이었다. 아마 그들의 실제 부부관계는 세상의 추측과 많이 달랐을 듯하다. 유쾌한 아마조네스처럼 보였던 아내는 실은 남편 없이는 못 살 사람이었다.

그분의 죽음은 중요한 깨달음을 남겼다. 『행복, 그거 얼마예요?』라는 책으로 행복의 아이콘이 된 그분은, 극심한 병마와 싸우면서도 늘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척 살아야 했다. 정작 자신의 속내는 털어놓을 곳이 없었을 게다.

스캇 펙 박사는 『아직도 가야할 길』3부작에서 ‘행복하라’는 것은 자본주의가 주는 강박이고 주술임을 지적한다.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태어나지 않았다. 살기 위해서 태어났다.” 그러니까 그냥 살면 된다. 행복의 이미지로 각인된 것들은 사실 자본주의가 주입하는 상품소비자의 모습일 뿐이다. 거짓 이미지다.

한국인들은 유난히 해피엔딩을 좋아한다. 개인적 사회적으로 그간 얼마나 불행을 겪었으면 이렇게 됐을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결말만 행복하면 된다는 관행은 드라마 내용을 간단없는 패륜과 파행으로 치닫게 하기도 한다. 그런데 요즘 가족관계를 주축으로 삼은 이른바 가족드라마들은 현실감이 없다 못해 억지스럽다는 지적이 많다. 고부관계 부부관계 등에 대해 세상이 큰 폭으로 변하고 있는 것을 따라잡기는커녕 아예 눈을 감아버린 듯도 하다.

KBS 주말극 <결혼해 주세요> 속 남정임(김지영 분)의 시집살이는 요즘 세상에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경우로 등장하는데, 하늘의 별따기인 국내박사 교수되기를 남편 태호는 쉽게도 해낸다. 유치원생보다 더 유치한 태호가 바람까지 피자 이혼하는데, 이혼 후에도 ‘시부모’와의 관계는 변한 것이 없다.

정임은 어리바리한 무대매너로 <슈퍼스타K>보다 더한 화제를 뿌리며 가수가 된다. 참 쉽다. 시누이였던 연호는 순정 하나로 가난한 남자를 택하는데, 알고 보니 부잣집 도령이었다. 종영한 SBS 주말극 <이웃집 웬수>는 이혼한 부부가 원활한 의사소통과 서로에 대한 배려, 헌신 등등 웬만한 부부도 못할 미덕을 과시하며 새 짝 찾기에 성공하는 이야기였다.

7년간 메모지로만 소통하다 이혼한 부부가 있는 우리의 진짜 현실이 더 드라마 같다. 무엇보다 가족관 인생관 등에서 과거와 달라진 점이 없는 지영-성재가 단순히 ‘짝’을 바꿔 새사람으로 거듭나는 게 석연치 않았다. MBC 일일극 <황금물고기>는 복수혈전을 방불케 하던 비련의 연인들을 장모-사위 관계로도 모자라 췌장암으로 이별시키려 한다.

삶의 반영이 아니라 옛날 대본 짜깁기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SBS <인생은 아름다워>의 동성애가 너무도 아름다운 그림엽서로 마무리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보면 당연하다.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로만 보라는 말도 이쯤 되면 도를 넘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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