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3.5℃
  • 흐림강릉 3.0℃
  • 구름많음서울 5.5℃
  • 맑음대전 6.3℃
  • 구름많음대구 4.9℃
  • 울산 4.4℃
  • 맑음광주 9.2℃
  • 구름많음부산 6.6℃
  • 맑음고창 5.1℃
  • 흐림제주 12.9℃
  • 흐림강화 3.4℃
  • 맑음보은 4.1℃
  • 맑음금산 3.9℃
  • 맑음강진군 7.5℃
  • 흐림경주시 3.7℃
  • 구름조금거제 7.4℃
기상청 제공

[미디어평론] ‘미생’, 마침내 살아 있게 될 우리

- 가슴 뜨겁게 공감 되는 이유

장그래라는 이름의 젊은이가 있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 <미생(未生)>의 주인공인 그는 참 서툰 ‘인턴’이었다. 모두가 그에게 호통치고 혼내는데, 정작 독자들은 안쓰러워 눈물이 핑 돌곤 했다. 꼭 나 같은 장그래가 설 자리를 내달라고 안간힘 쓰고 있었다. “열심히 안 한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안 해서인 걸로 생각하겠다”던 독백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알고 보면 ‘원 인터내셔널’의 사람들 모두 속으로는 혼자 우는 ‘미생’들이었다. 그 이야기가 tvN 금토 드라마로 방영 중이다. 예상은 했지만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케이블 드라마임에도 초대박 조짐이 보인다. 1.6%로 시작한 시청률이 4회만에 3.49%(케이블 기준, 닐슨코리아)까지 치솟았으며 최고시청률은 4.9%였다. 물론 시청률이 전부는 아니지만, 지상파 드라마들이 ‘그저 틀어놓는’ 성적을 기록 중일 때 미생은 ‘집에 가게 하는’ 드라마로 자리매김 중이다.

<미생>은 방영 4회만에 아니 첫날부터 우리가 기다려왔던 드라마임을 입증했다. 웹툰이 책으로 발간되었을 때의 인기와는 또 다르다. 내용을 모르지 않음에도 기다렸다 챙겨본다. ‘평면’이던 등장인물들은 배우들의 열연과 함께 살과 피가 있는 존재가 되어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모든 배우들과 모든 장면의 연기 조화가 잘 조율돼 있다. 특히 장그래를 맡은 임시완과 만년과장 오상식을 연기하는 이성민은 ‘3초’만에 시청자의 눈과 마음을 가져가곤 한다. 원작 속의 ‘눈 빨간’ 오과장은 배우 이성민을 만나 실체가 되었다. 사소한 에피소드 하나에 아니 대사 한 마디에 통째로 마음이 무너지고 다시 일으켜진다. 그와 그녀가 눈빛만 주고받았는데도 숨이 잠깐 크게 쉬어지고, 정글 같고 전쟁터 같은 (세트장)사무실 공기가 오늘 내가 겪은 설움을 몰고 와 울컥하기도 한다. ‘아빠’ 한 마디에 그 많던 울분을 내려놓고 아이의 볼을 부비는 퇴근길도 있다. 말하자면, 드라마 시청의 참맛이 살아 있는 작품이다.

제목은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라지만, 배우들은 펄펄 살아서 지금 우리 마음을 대변해 준다. 지나왔거나 혹은 너무 아파 덮어두었거나, 버티기 위해 아직도 고군분투 중인 나의 하루들과 왜 그리 닮았는지. 겨우겨우 살아가지만 목울대에는 늘 뜨거운 게 걸려 있는 동시대 봉급생활자들, ‘정직원’ 대열에 어떻게든 끼기 위해 ‘버려지지’ 않기 위해 발버둥치는 이들이 너무 생생하다.

오래 바둑기사를 꿈꾸었으며 생의 아주 많은 날들을 꿈을 위해 바쳤던, 사실은 바둑 외에는 아는 게 없었던 ‘장그래’들이 세상엔 얼마나 많을까. ‘꿈’에 시커멓게 데인 채로 꿈을 접었다고 해도 ‘밥벌이’는 여전히 만만치 않아 울고 싶은 장그래들이 오늘도 얼마나 열심히 살고 있을까. 그 마음 안다. 알기에 응원하고 알기에 설렌다. 어떤 기존의 이야기가 드라마로 나왔을 때의 착 감기는 느낌, 그것이 <미생>이 있는 주말을 기다리게 하는 이유다.

관련기사





[가까운AI] AI 킬러 활용법 – AI 검사기로 AI 글을 ‘내 글’로 바꾸기 “AI 검사기를 돌렸더니 ‘AI 생성 의심 90%’가 나왔습니다.” 한 교수의 말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작 학생은 “저 AI 안 썼어요”라고 항변하지만, 검사 결과는 이미 교수에게 부담과 의심을 던져놓은 뒤다. AI 시대의 글쓰기는 교수도, 학생도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고 방식, 글쓰기, 평가 방식이 새롭게 바뀌는 과도기적 상황 속에서 모두가 혼란을 겪고 있다. ● 교수도 난감하고, 학생도 난감하다 AI 검사기는 문장 패턴과 구조를 기반으로 ‘AI일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절대적이지 않다. 교과서적 표현이나 정제된 문장을 자주 쓰는 학생일수록, 혹은 정보 기반 개념 정리를 하는 글일수록 AI 문체와 유사하게 보일 수 있다. 교수들은 “결과만 믿자니 학생이 억울해 보이고, 학생 말을 그대로 믿자니 책임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성실하게 썼는데 AI 비율이 높게 나오면 억울함과 불안감이 뒤따른다. ‘AI에게 개념만 물어보는 것도 AI 사용인가?’, ‘교정 기능은 어디까지 허용인가?’ 학생들은 AI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경계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 AI 검사기에서 오해가 생기는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