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10.7℃
  • 구름조금강릉 -6.7℃
  • 구름조금서울 -9.0℃
  • 구름많음대전 -8.8℃
  • 구름조금대구 -5.4℃
  • 흐림울산 -4.8℃
  • 구름조금광주 -5.7℃
  • 구름조금부산 -3.4℃
  • 흐림고창 -7.0℃
  • 구름많음제주 1.9℃
  • 흐림강화 -9.0℃
  • 흐림보은 -11.9℃
  • 흐림금산 -10.8℃
  • 구름조금강진군 -4.1℃
  • 흐림경주시 -5.1℃
  • 구름많음거제 -2.0℃
기상청 제공

[미디어평론] 네가 살아야 나도 산다

<추노>, 좋은 꿈을 꾼 대가


사랑은 어떻게 지키는 것인가?

야생 호랑이처럼 길들여짐을 거부했던 드라마 <추노>가 그 치열한 여정을 끝냈다. 길에서 만나고 길에서 사랑하다 결국 길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 <추노>는 길거리 사극이었다. 밥도 잠도 저잣거리의 주막에서 해결했다. 주막에서 때우는 밥이 달걀 파묻은 특별식이 되려면 하다못해 작은 주모의 마음이라도 얻어야 했다. 집이 있고 밥이 절로 해결되는 이들은 양반뿐이었다. 양반의 밥은 노비들의 시린 손발과 매운 눈물 없이 마련되지 않았고, 이를 당연히 여긴 대가는 분노한 총구의 과녁이 되는 것이었다. 대길(장혁) 또한 ‘의형제’ 최장군과 왕손이에게 집을 마련해주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도망노비들의 삶을 박살냈는지 모른다. 시청자는 누구보다 대길의 생존을 바랐겠지만, 손에 피를 묻혀가며 ‘집’을 마련한 대길은 살아남기 어려운 캐릭터였다.

<추노>는 야생 호랑이들의 격전지였다. 강하고 외롭고 쓸쓸한 호랑이 같은 사내들은 결국 베고 더 벨 게 없을 때까지 칼부림을 멈추지 못한다. 쫓는 자도 쫓기는 자도 멈추지 못할 수레바퀴다. 그 길의 끝에는 고독한 실존이나 죽음이 있을 뿐이다. 살인귀가 된 황철웅(이종혁)은 안델센 동화 ‘분홍신’의 주인공 같다. 자신의 칼이 결국 자신을 베는 것이 그의 운명이다. 악귀 그분(박기웅)은 형님이라 부르던 노비들에게 “냄새 난다”고 말하는 순간, 인간성을 버리고 마성(魔性)에 굴복한다. 아무에게도 마음을 붙들리지 않은 이들은 그렇게 마성의 노예가 되어갔다.

언년이었던 혜원(이다해)은 그 아름다운 모습 자체로 구원이었다. 그토록 고결한 아름다움은 사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하지만, 그럼에도 보는 이들에게는 생의 의미가 되었다. “네가 추운 게 아픈 게 힘든 게 싫어서” 너와 같은 사람이 되려고 다 버린 대길은 사랑을 잃고 한 마리 들개처럼 살았다. 언년이에 대한 집착이 더 큰 사랑으로 승화된 이후 대길은 호랑이의 본성을 지켰다. <추노>는 비장했다. 사랑 때문에 자신을 버릴 수는 있지만, 사랑의 힘만으로 지킬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토록 잘 살아주기를 염원한 이의 행복마저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거라곤 너없이(without you) 살 수 없었던 사람 하나 남기고 가는 것뿐이다.

은혜는 잊어도 원수는 잊지 말라는 천지호(성동일)의 당부는 결국 아무것도 잊지 말라는 말이다. 잊지 않는 것 외에 우리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으랴. 사랑했던 기억도 내가 살다간 사실도 그것을 기억해주는 이가 모두 사라지면 소멸한다.

나 대신 살아달라는 소망은 <추노> 이후 핏줄을 넘어섰다. 그 호랑이들이 제 목숨보다 더 사랑했고 주검이나마 묻어주기 위해 죽음을 각오했던 이들은 모두 생면부지였다가 살붙이가 된 남이었다. 수원 이재준 대감이 한섬에게 그랬듯 ‘좋은 꿈을 함께 꾸는’ 순간 너는 내가 된다. 희망이 죽음을 넘어서는 이유다.

관련기사





[가까운AI] AI 킬러 활용법 – AI 검사기로 AI 글을 ‘내 글’로 바꾸기 “AI 검사기를 돌렸더니 ‘AI 생성 의심 90%’가 나왔습니다.” 한 교수의 말에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정작 학생은 “저 AI 안 썼어요”라고 항변하지만, 검사 결과는 이미 교수에게 부담과 의심을 던져놓은 뒤다. AI 시대의 글쓰기는 교수도, 학생도 어느 한쪽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고 방식, 글쓰기, 평가 방식이 새롭게 바뀌는 과도기적 상황 속에서 모두가 혼란을 겪고 있다. ● 교수도 난감하고, 학생도 난감하다 AI 검사기는 문장 패턴과 구조를 기반으로 ‘AI일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절대적이지 않다. 교과서적 표현이나 정제된 문장을 자주 쓰는 학생일수록, 혹은 정보 기반 개념 정리를 하는 글일수록 AI 문체와 유사하게 보일 수 있다. 교수들은 “결과만 믿자니 학생이 억울해 보이고, 학생 말을 그대로 믿자니 책임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말한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성실하게 썼는데 AI 비율이 높게 나오면 억울함과 불안감이 뒤따른다. ‘AI에게 개념만 물어보는 것도 AI 사용인가?’, ‘교정 기능은 어디까지 허용인가?’ 학생들은 AI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경계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느낀다. AI 검사기에서 오해가 생기는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