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급감했던 소비가 다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보복소비’라고 한다. 이는 외부요인에 의해 억눌렸던 소비가 보상 심리로 한꺼번에 분출된 것이다. 그러나 요즘 트렌드는 이와 반대개념인 ‘가치소비’다.
가치소비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물건에 과감히 투자하고, 다양한 방면을 고려하며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가치소비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도 합리적인 소비를 위한 중고 거래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활발한 대학생 간의 중고 거래, 그 이유를 알아보고자 한다.
대학생들이 자주 이용하는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경우 중고 거래 게시판이 따로 존재한다. 게시판 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은 의류이다. 의류와 같이 각자만의 취향과 개성이 있는 제품의 경우 사람마다 물건에 매기는 가치가 달라 중고 거래의 특성을 이용하기 좋다. 실제로 향수를 자주 거래하는 오유정(문헌정보학과·2) 씨는 “시향하고 구매하여도 막상 제 체취와 섞이게 되어 원하는 향이 나오지 않아 사용하지 않는 제품이 많습니다. 그럴 때마다 중고 거래를 통해 쓰지 않는 물건들을 되팔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학기 초마다 거래가 많아지는 제품도 있다. 대학교 수업에 사용되는 교재는 대개 한 학기만 사용되고 이후에는 대부분 방치된다. 특히 수업 중 인쇄된 문자보다는 디지털 문자가 더 익숙한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종이 교재는 가격만 비싼 물건일 뿐이다. 비교적 돈이 궁한 대학생들에게 단기간에만 필요한 비싼 교재는 정가의 가치가 느껴지지 않아 중고 거래의 대상으로 많이 되팔리고 있다.
새로운 버전을 따라가야 하는 전자기기도 대학생들 사이에서 많은 중고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전 버전을 판매하는 판매자는 기기를 사용한 후 다시 팔아 새 제품을 구매할 금전을 마련할 수 있고, 구매자는 값싼 가격에 최신 버전의 기기를 얻을 수 있어 양쪽 모두가 이익을 얻는다. 요즘처럼 새로운 버전이 쉬지 않고 나오는 상황 속에서 전자기기의 중고 거래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 예상한다.
앞서 말한 세 가지 상황 외에도 급하게 돈이 필요하거나 명품 재판매 등 다양한 이유로 대학생들은 중고 거래를 한다. 짧은 시간에도 다양한 경험이 가능한 지금, 중고 거래 역시 경험을 위한 소비로 여겨져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학생들은 중고 거래를 통해 비교적 적은 가격으로 많은 제품을 소비할 수 있으며, 윤리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고 거래 이용률은 높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