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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주도성장론, 무엇이 문제였나

우리 경제에 걸맞는 정책 위해 ‘2기 경제팀’이 나아갈 길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진퇴양난에 처했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깃발을 내걸고 최저임금을 무려 16.4%나 올리며 기분 좋게 출발한 현 정부의 경제팀은 현재 차 떼이고 포 떼인 상황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설계자로 알려진 홍장표 당시 경제수석비서관이 지난 6월 경질된 데 이어 지난달 9일엔 장하성 교수마저 청와대 정책실장 자리에서 내려온 것이다. 

 

● 위기에 처한 소득주도성장론
그뿐만이 아니다. 소득주도성장론이 무엇인가? 1997년 경제위기 이후 악화일로를 걷던 소득분배를 바로잡음으로써, 그러니까 저임금 노동자와 영세 자영업자의 소득을 늘리는 방향으로 소득분배를 조정함으로써 한국 경제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돌려 말하면, 최근의 저성장의 원인을 바로 그 불평등 심화에서 찾는 입장이기도 하다. 이런 생각이 ‘표준적인’ 경제학의 사고에 반하는 것이긴 하다. 정권 출범 이전부터 많은 경제학자들이 소득분배 개선이 경제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웬걸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대폭 인상된 최저임금이 적용된 올해 들어 소득분배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조사 이래 최고 수준으로 악화되었음이 확인되었다. 고용증가세 역시 크게 꺾여 전년 같은 시기에 비해 고용이 거의 늘지 않은 달도 있었다. 성장까지 갈 것도 없이 소득분배 개선조차 안 되고 있는 형국이다. 오히려 우리 경제에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민심은 술렁였고, 보수 정치세력과 경제학자들의 공세는 날로 심해졌다. 정권 지지세가 꺾였다고 판단한 것일까? 잔뜩 움츠리고 있던 보수야당 자유한국당은 ‘소득주도성장론’에 대항해 지난 9월 ‘국민성장론’을 내놓은데 이어 최근에는 ‘아이(i)노믹스’를 쉴 새 없이 내놓고 있다. 그러는 사이 범개혁세력 내에서도 신중론이 고개를 들었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대폭 넓힌 데 이어 내년도 최저임금을 10.9% 올리는 데 그쳤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포기한 셈이다. 부동산 세제 개혁은 용두사미에 그쳤고, 최근 탄력근로제 논의는 어렵사리 도입된 ‘주52시간근무제’를 무색케 한다. 이런 상황에 개혁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쏟아진다. 급기야 이달 9일엔 끊이지 않는 갈등설 속에서도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기조를 이끌어 왔던 ‘김&장’(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동시 교체됐다.

 

● 무엇이 잘못된 것인가
소득주도성장론이 현재 한국경제의 병폐를 일거에 날려버리기엔 모자랄 수는 있어도 그 방향마저 잘못된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구체적인 실천전략의 구상에서 세심함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 소득주도성장론의 1차 목표는 노동소득분배율을 높이는 데 있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생산은 보통 자본가가 노동자를 고용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큰 틀에서 보면 총 부가가치는 자본가의 이윤과 노동자의 임금으로 나뉜다고 할 수 있는데, 노동소득분배율이란 총 부가가치 중 노동자의 임금이 차지하는 몫을 가리킨다. 그리하여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은 곧 불평등 심화를 의미한다. 불평등 완화를 위해 노동소득분배율을 높여야 한다. 어떻게? 임금을 인상하면 된다. ‘최저임금뿐 아니라 모든 임금을 높이자.’ 이것이 소득주도성장론의 1차 목표다. 이것이 달성되면 경제의 총 소비수요가 증가해 생산과 고용에 자극제가 될 것이다.
이런 추론이 일반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한편으론 대기업-중소기업-영세자영업(기업), 이에 대응해 다른 한편으론 대기업 정규직-중소기업 정규직-비정규직-저임금 아르바이트(노동) 등으로 구조화된 우리 경제의 현실을 생각해보자. 여기선, 임금인상 그 자체는 애초 의도된 소득분배 조정을 달성하기 매우 어렵다. 왜 그런가? 임금인상은 고용관계로 직접 연결된 양측의 소득분배만을 조정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우리 경제에서 소득이 너무 많아 이를 다 못 쓰는 주체들(독점적 대기업, 부동산 또는 금융적 자산가)과 소득이 더 주어지기만 하면 모조리 쓸 준비가 된 주체들(저임금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은 서로 직접적인 고용관계에 있지 않다. 그간 소득주도성장론의 실행에서 가장 큰 실책은 이러한 우리 경제의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임금인상만을 주로 강조해왔다는 것이다.

 

● ‘2기 경제팀’이 나아갈 길
물론 그간 소득주도성장론이 실행되어 온 과정에서 위에서 지적한 우리 경제의 왜곡된 구조가 무시되었다고 하긴 어렵다. 최저임금 인상이 소득주도성장론의 핵심 정책으로 제시되었던 한편,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부터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지출이나 대기업-중소 하청기업 간의 납품단가 조정, 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 간의 로열티 조정, 부동산 자산가-자영업자 간의 임대차계약 조정 등의 중요성도 골고루 강조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우리 경제의 왜곡상을 생각하면, 그간 보조적 수단으로 여겨졌던 후자의 조치들이 더 본질적이다. 기업부문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불균형이 시정되었을 때 비로소 임금인상 등을 통한 저임금 노동자의 소득증대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이제 막 기지개를 켜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2기 경제팀’이 향할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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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