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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진정 ‘메세나’는 있는가?

- 대한민국 미술관은 권력형 비리의 온상이었나?


세상을 발칵 뒤집었던 신정아 사건에 대해 검찰은 “학력위조에서 비롯된 권력형 비리”라고 규정지었다. 그러나 이 간단한 발표문으로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정아 전 광주비엔날레 감독의 ‘비리’는 예술계와 정치권력이 얽힌 치정쯤으로 끝날 일이 아니었다. 고위 권력자인 변 전 실장이 ‘연인’ 신정아를 출세시키기 위해 비리를 저지르고 국가 기강을 문란하게 했다는 발표 내용은, 이 사건을 개인의 스캔들 혹은 연애사로 축소시키려는 의도마저 엿보였다. 대한민국 전체를 별안간 학력 검증 소동으로 들끓게 했던 학력위조 문제 또한 몸통이 아니라 꼬리에 불과했다.

신정아가 학예실장으로 있었던 성곡미술관의 박문순 관장은 쌍용 김석원 전 회장의 부인이었다. 신정아의 계좌는 성곡미술관장의 자택에 숨겨져 있던 비자금 87억원과 이어져 있었다. 검찰은 성곡미술관에 후원금을 낸 기업들을 조사했다. 대우건설, 산업은행, 기아자동차 등의 이름이 거론됐다. 갑자기 모든 예술 후원금이 ‘억울하게’ 정치 비자금의 혐의를 받는 듯했으나, 결과적으로는 그것이 한국형 메세나의 진면목이었다. 씁쓸하고 참담했지만 진실이었다. 한때 유행처럼 번지며 ‘1기업 1미술품 운동’ 등을 낳았던 소위 메세나(Mecenat)는 실제로는 정치 뇌물이었다. 기업인들의 각종 지원 및 후원 활동을 통틀어 일컫는 사전적 의미의 말은 한국에서는 허울이었다.

신정아를 미술계의 ‘거목’으로 키워준 성곡미술관, 그곳은 단순한 미술관이 아니었던 것이다. 미술관은 비자금을 ‘후원금’ 명목으로 걷어 들여 보관하는 금고였고 돈 세탁하기 용이한 세탁실이었다. 이 돈다발에 대해 김 전 회장은 소유권을 포기했다. 김 전 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과 관련해 추징당한 4백43억 원도 있어 이 돈은 11월말 국고에 환수되었다. 하지만 수사 결과가 서둘러 발표된 것은 한 미술관, 한 기업만의 비리로 서둘러 마무리했다는 의혹이 짙다.

게다가 미술관의 돈다발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삼성의 조직적 비자금 관리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 비자금이 고가의 미술품 구입에 들어갔다고 주장한 것이다. 삼성문화재단은 오랫동안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미술품에 쏟아 부었으나 그 자금의 경로나 구매내역 등은 모두 비밀이다.

대한민국의 미술관은 많은 경우 재벌기업에서 운영한다. 대우의 김우중 일가는 예나 지금이나 선재미술관을 운영 중이고,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의 공식 직함은 오랫동안 ‘삼성미술관장’이었다. 겉으로는 미술을 전공한 총수 가족의 고상한 ‘사회 환원’처럼 보이는 이 미술관들이야말로 비리의 온상이었다. 미술관이 가장 합법적이고 안전한 비자금 은닉 장소였던 셈이다. 조직적인 비자금 조성과 탈세를 위한 그룹의 ‘금고’였던 것이다. 미술관에서 쏟아져 나오는 돈다발들은 가뜩이나 사회로부터 ‘후원’ 못 받는 대한민국 미술계와 예술계 전반을 꽁꽁 얼어붙게 했다. 결국 ‘메세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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