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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 왜 국민에게 죄를 묻는가?

선정주의로 치닫는 연예인 자살보도

이름만 대면 전 국민이 다 아는 유명 연예인이 또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2일 새벽 배우 최진실 씨가 세상을 떴다. 대한민국에서 제일 유명한 ‘자수성가’의 주역 중 하나였던 그녀가 어린 두 자녀까지 두고 모진 결심을 했다.

삽시간에 두 명이나 ‘초대형 스캔들’을 세상에 던져주고 떠났다. 언론의 취재 열기는 가히 하늘을 찌르고, 실시간으로 한정 없이 올라오는 관련 기사들로 인터넷 뉴스는 용광로처럼 들끓고 있다.

한 달 전 탤런트 안재환이 뒤늦게 주검으로 발견됐을 때, 언론사는 그 처참한 현장, 그가 앉았던 자리까지 낱낱이 카메라에 담아 실시간으로 기사화했다. 그의 죽음은 국민의 알 권리를 내세워 조회수를 끝없이 올리는 희대의 ‘떡밥’이 되었다.

그의 최후는 험했다. 영상의 충격 그 자체였다. 그 사진을 본 사람들마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느낄 만한 수위였다. 언론사로서는 특종 중의 특종이었겠으나, 독자로서는 기사를 클릭한 자기 손가락을 원망하고 싶도록 보기 민망했다. 그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 없는 비극성이 그 속에 있었다. 죽음조차 ‘장사’가 되는 비애까지 포함해서였다. 이후 안재환의 이름 석 자는 한 달 내내 검색어 1위를 놓치지 않으며 수많은 기사를 양산해 냈다. 다른 이슈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 보였다.

그 와중에 안씨 죽음에 연루 의혹을 받던 최진실이 사망했다. 어찌 보면 돌아가는 형국이 국민 대다수를 당황하게 한다. 안재환의 유족도 아닌 전혀 연관성 없어 보이는 최씨가 죽음으로 무언가를 항변하려 했기 때문이다. 안씨와 최씨를 ‘엮은’ 것은 ‘근거 없는’ 인터넷 상의 ‘괴소문’과 ‘악플’이라는 식의 기사가 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괴담 유포자’는 이미 범법의 영역으로 넘겨졌고, 네이버와 다음 등 인터넷 포털사이트들은 기사에 대한 댓글 자체를 아예 막아놓은 상태다. 문제는 네티즌들의 자발성이 아니라 ‘규제’가 우선이라는 점이다. 언로(言路)는 기자들에게만 열리고, 나머지 국민들에게는 꽉 닫혔다.

정신없이 쏟아지는 수많은 관련 기사는 슬슬 ‘국민’을 범인으로 몰아가고 있다. 점점 확정적이 돼간다. 직업이 연예인이던 한 개인의 죽음 앞에서 이미 수년째 언론은 ‘악플이 사인(死因)’이라고 떠들고 있다. 과연 그런가? 사람이 죽었는데 그런 엄청난 일이 ‘익명’의 ‘악플’이라는 그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이유 때문에도 가능할 수 있는가? 그거야말로 망자를 나약하고 분별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욕되게 하는 것은 아닐까?

죽은 자는 말이 없다. 생전에 그토록 괴로워했던 이유도 본인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연예인의 죽음까지 ‘상품’으로 부풀리고 규제와 처벌의 ‘기회’로 삼아 입을 막는 당신들도 이제 그만 입 다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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