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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에서 과제까지 할 일이 태산인데… “시험은 언제 끝나요?”

중간고사 기간 폐지 20년, 학생 부담만 더 늘어


2학기 중간고사를 앞두고 학생들이 부쩍 분주해졌다.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과목마다 각종 과제들이 쏟아지면서 학생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다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인지 시험을 앞두고 바짝 긴장한 기색도 역력하다.

매 학기마다 반복되는 이런 살인적인 일정으로 인해 피곤함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A 씨는 “학과 특성상 조별과제가 잦은 편인데다가 중간고사도 함께 준비해야 해서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며 “조별과제 발표일 바로 다음날에 시험을 치렀던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국제통상학과에 재학중인 B 씨는 “교수님께서 시험날짜를 갑자기 다음주로 미루겠다고 공지하셔서 일정이 꼬였다.”면서 “10월 말에 치러질 시험이 11월 초까지 밀려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 중간고사 기간 폐지, 그 후
현행 학사일정에는 중간고사 기간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중간고사는 학칙상 정기시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칙 제37조 1항은 ‘교과목의 성적은 정기시험, 수시시험, 학점취득 특별시험 등을 포함한 여러 평가방법으로 사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여기서 중간고사가 ‘수시시험’의 일종이다. 수시시험은 교수의 재량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대개 중간고사는 치르지만 간단한 쪽지시험 혹은 과제로 대체하는 경우도 있는 반면 아예 중간고사를 치르지 않는 교수도 있다. 이처럼 현행 중간고사는 교수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취지에서 실시 여부와 평가 방식을 교수에 위임한 상태다.

우리학교와 달리 경북대, 영남대는 중간고사 기간을 확정해 학사일정으로 공고하고 있다. 2017학년도 2학기를 기준으로 경북대는 10월 16일부터, 영남대는 10월 24일부터 중간고사 기간에 들어간다. 우리학교도 지난 1996년까지는 중간고사 기간이 존재하였으나 이듬해인 1997년에 폐지됐다. 1997년 5월 12일 <계명대신문>의 ‘중간고사 기간 폐지’ 기사를 보면 “작년까지만 해도 한 주를 중간고사 기간으로 정하여 수업 없이 시험공부에만 몰두할 수 있었다. (중략) 본래 취지인 면학분위기 강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또 하나의 문제가 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보도된 바 있다. 또한 2002년 4월 29일 ‘중간고사 기간, 정해지지 않아 일부 학생들 불만’ 기사는 “담당교수별로 해당 과목의 시험 일자를 정하다 보니 3, 4주 정도에 걸쳐 중간시험이 치러지고 있으며 이에 학생들이 커다란 불편을 겪고 있다.”고 문제를 지적했다. 이처럼 중간고사 기간 폐지 이후 학생들은 꾸준히 불편을 호소해 왔으나 이에 대한 개선책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병로(일본학·교수) 인문국제학대학장은 “아무래도 학생들은 중간고사가 교수 재량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있어 힘든 것 같다.”며 “교수들의 재량권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절충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행 기조 그대로 이어질 듯
중간고사 기간 폐지 이후 20년이 지났지만 당시 지적된 문제들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학교가 중간고사 기간을 폐지한 까닭은 효율적인 수업 진행을 도모하고 학업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당초 예상했던 효과와는 달리 수업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여론이 상당하다. 특히 타전공을 함께 이수하는 학생의 경우 전공시험 일정과 타전공의 시험 일정이 상이해 큰 불편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무교직팀은 학생들이 겪을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간고사 권장기간’을 지정하고 있다. 하지만 중간고사 권장기간은 그 이름처럼 권장사항일 뿐 학사일정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강제성 또한 없다. 이에 대해 이혜정(교무교직팀) 선생은 “해당 과목의 진도에 따라 교수 재량으로 중간고사를 진행토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혜정 선생은 “중간고사를 정기시험 기간에 포함할 경우 학사일정이 한 주 정도 밀릴 수 있다.”며 중간고사를 정기시험화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최근 교육부는 수업일수 준수를 강화할 목적으로 전자출결 도입 여부에 따라 대학구조개혁평가 점수를 매기고 있고, 우리학교는 교수들에게 휴강으로 인해 발생하는 수업 결손을 보강을 통해 반드시 채우도록 하고 있다. 중간고사 기간에 강의가 함께 진행되는 이유는 결국 학사일정이 뒤로 밀리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업일수를 지키기 위해 학생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은 학생의 편의보다는 행정의 편의를 추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대학이 고등교육기관이라면 학생의 학습권을 최우선으로 보장해야 한다. 학교는 교수의 재량권과 학생의 학습권이 충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루빨리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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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