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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 봉쇄 '당위성' 논란

불법시위 예방이냐 vs 집회자유 침해냐경찰.시민단체 의견 팽팽..시민 입장도 양분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기자 = 서울광장의 원천봉쇄 당위성 여부를 둘러싸고 경찰과 시민단체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노제(路祭)가 열렸던 서울광장은 노제 다음날인 30일 새벽 경찰이 이곳을 전경 버스로 둘러싸 원천봉쇄한 이후 봉쇄 상태가 수일째 계속되고 있다.

경찰은 서울시가 시설물보호요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서울광장을 봉쇄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내세우고 있다.

이 법에는 `소요사태 진압을 위해 경찰관서와 무기고 등 국가 중요시설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5조), `범죄행위가 눈앞에서 벌어지는 등 긴급을 요하는 경우 그 행위를 제지할 수 있다`(6조)는 조항이 들어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이들 조항을 서울광장 봉쇄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공권력의 남용이라고 주장한다.

참여연대의 이재근 행정감시팀장은 "시민들이 서울광장에서 열려는 노 전 대통령 추모제가 불법시위인지 심각한 폭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 경찰이 답해야 할 것"이라며 서울광장 봉쇄와 관련해 경찰청에 공개 질의서를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여러가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서울광장의 봉쇄를 푸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우리라고 서울광장 봉쇄로 욕을 얻어먹고 싶겠나. 다만 다른 목적으로 신고된 집회가 정치적인 성격을 띠거나 불법집회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어 예방 차원에서 막는 것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3일 서울광장을 사용하겠다고 신청한 민주노총 집회나 10일로 예정된 6월항쟁 계승대회 등을 위해서는 서울광장을 내주기 힘들다며 당분간 봉쇄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시민들의 입장도 양쪽으로 나뉜다.

회사원 김모(27)씨는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광장으로 모인 사람들을 막는다는 것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무조건 봉쇄할 것이 아니라 개방을 하되 추모제 형식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경찰이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광장 인근의 서울시청 별관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추모제 등을 허용했다가 정치집회로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 경찰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광장 봉쇄를 둘러싼 갈등은 바로 옆인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 철거 사건으로 인해 더욱 복잡해졌다.

경찰이 30일 새벽 서울 도심의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인파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까지 철거하는 바람에 시민단체 및 야당의 거센 반발을 산 것이다.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은 이에 대해 "서울광장을 다시 봉쇄하려고 했는데 이 과정에서 실수로 분향소까지 철거됐다"며 사과와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민주당은 "경찰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설치한 분향소의 천막, 단상과 조화 등을 훼손했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을 무더기로 연행했다"며 주 청장의 파면을 요구해 서울광장이나 시민 분향소 등을 둘러싼 경찰과 시민단체ㆍ야당의 갈등은 이래저래 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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