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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취향이 달라요’

Q. 연애를 시작한지 한 달 정도 된 풋풋한 커플입니다. 다 좋은데 한 가지 고민이 있습니다. 남자친구와 제가 음식 취향이 너무나도 다르다는 거예요. 남자친구와 주말마다 데이트를 할 때 식사를 같이 하게 되기 마련인데, 남자친구는 한식, 저는 양식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거의 남자친구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편인데 가끔은 원하지 않는 메뉴를 억지로 먹다보면 기분도 안 좋아집니다. 남자친구에게 제 취향을 강요하면 저와 마찬가지로 먹으면서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말을 못하겠네요.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요?



음식이 관계의 우선순위인가?



A.먹는 것은 중요하다. 사실 데이트의 절반가량을 만나서 먹어야 한다. 그래서 대부분 만나면 “뭘 먹을까?”하고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왜 그럴까? 상대와 마땅히 할 게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먹을 것에 집착하게 된다. 남자친구를 만나더라도 꼭 양식을 먹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게 데이트의 낙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는 오래 가지 못할지도 모른다. 음식 취향 때문이 아니라 만나서 별로 할 게 없기 때문에 음식에 집착한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만나서 서로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취향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뭔가 공통분모를 찾아 나누고, 깊은 대화를 나누면, 그렇게 소통한다면 뭘 먹는지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서로의 가치로 인해 위장이 아닌 내면의 허기가 채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나서 할 게 없는 커플이라면 맛있는 거라도 먹어야 한다. 맛집에 가서 음식이 나오면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자랑도 해야 한다. 그를 만나기 전에 무엇을 먹을지부터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즉 존재의 즐거움보다 행위의 즐거움만을 추구하게 된다.

만약 당신이 남자친구를 정말 사랑한다면, 함께 있는 시간이 의미 있다면 음식 취향 때문에 기분이 나빠지진 않을 것이다. 남자친구와 만나도 감정적으로 성숙하지도,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지도, 사랑하는지도 잘 모르기 때문에 먹는 것에 기분이 상할 가망성이 크다. 그래도 꼭 음식 취향이 중요하고, 한식보다는 양식을 먹어야겠다면 자신과 음식 취향이 맞는 사람을 만나도록 하자. 서로에 대한 가치보다 뭘 먹는지를 중요시 여기는 남자도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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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