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동두천 -5.0℃
  • 맑음강릉 -3.2℃
  • 맑음서울 -4.5℃
  • 맑음대전 -4.0℃
  • 맑음대구 -1.6℃
  • 맑음울산 -1.2℃
  • 구름많음광주 -2.1℃
  • 맑음부산 1.7℃
  • 흐림고창 -2.6℃
  • 흐림제주 3.3℃
  • 맑음강화 -5.3℃
  • 맑음보은 -5.1℃
  • 맑음금산 -3.5℃
  • 흐림강진군 -0.7℃
  • 맑음경주시 -2.0℃
  • 맑음거제 0.8℃
기상청 제공

[기자칼럼] 분노의 '도가니'

대한민국은 현재 광주의 한 장애인 학교에서 발생한 실제 성폭행 사건을 재조명한 영화 ‘도가니’로 인해 분노가 하늘을 찌른다. 이미 세상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진지 6년이나 지난 사건이 왜 이토록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정신지체나 청각장애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가진 자의 위신과 억압이 과거에나 현재에도 여전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이러한 끔찍한 사건들은 우리가 살고 있는 주변에서 흔히 발생하며, 우리가 소속돼 있는 사회의 치부이자 현주소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도가니’란 영화가 없었다면 우리가 사회적 약자나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가졌을까? 광주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명하며, 사건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노력은 벌써 수년째 진행돼 왔다. 처음 광주인화학교의 참상을 보도한 MBC 과 2009년에 발간된 공지영 작가의 소설, 광주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원회의 투쟁 역시 계속 있었다.

그 동안 우리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너무 무관심했으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할 국가마저 영화에서처럼 장애인들의 시위를 불법시위로 단정 짓고 진압했다. 나 역시 영화를 보기 이전에는 사회적 약자에 대해 단순히 ‘불쌍하다’란 생각만 가지고 있었을 뿐 그들을 어떻게 도울지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지 못했다. 약 6년 전에 발생한 사건임에도 지금에서야 관심을 가졌다는 미안함과 도저히 있어서는 안 될 범죄가 학교에서 그것도 교사에 의해 이뤄졌다는 것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영화 ‘도가니’에서 봤듯이 청각·지적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경우 특히 주변에서 관심을 갖지 않으면 그들이 겪는 부당한 처우에 대해서 알기 어렵다. 광주인화학교의 사건도 영화로 만들어져 사람들이 관심을 받게 된 것이며, 3년이 넘는 투쟁과 고난의 시간을 단 2시간만으로 표현하기는 힘들 것이다.

우리의 지난 시절을 돌이켜보면 우리가 얼마나 쉽게 뜨거워지고 식어버리는 냄비근성을 소유했는가 여실히 드러난다. 광주인화학교의 경우 음지에 묻혀 있던 사건이 영화 ‘도가니’를 통해 운 좋게 양지로 나올 수 있었다. 이같이 우리사회의 ‘불편한 진실’은 비단 이것뿐만이 아니며, 아직까지 음지 속에 숨겨진 진실은 우리의 분노가 얼마나 늦었는지 반성하게 만든다.

오늘도 우리주변의 힘없는 누군가가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은 물질적 보상이 아닌 자신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줄 관심이다. 언제까지나 그들의 고통에 대해 분노하는 것만으로 대처해서는 안 된다.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 때마다 제2의 도가니와 같은 영화를 매번 기대할 수는 없다.

관련기사





[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