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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법 시행으로 누리꾼 몸사리기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 '3진 아웃제'를 골자로 한 저작권법이 23일 시행된 뒤 블로그의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게시판을 비공개로 설정해놓는 등 누리꾼들이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개정 저작권법은 상습적으로 불법 파일을 퍼올려 3번 이상의 경고를 받은 이용자가 해당 사이트에 대한 계정을 최대 6개월간 정지시키고 있다. 이용자뿐만 아니라 사이트도 불법 저작물을 방조한 사이트도 6개월간 서비스가 중단될 수 있다.

그러나 개정 저작권법상에서도 여전히 불법 게시물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누리꾼들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패러디물도 단속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측에서는 비영리 목적이라면 원작에 대한 풍자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블로거들도 구글 애드센스 등을 통해 광고를 하는 상황에서 비영리 부분은 해석이 모호하다는 게 누리꾼들의 불만이다.

인기 블로거 '범촌'은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40여년 전의 흘러간 팝송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황당하게도 저작권 침해로 고소돼 경찰서에서 조서를 꾸몄다"면서 "일단 모든 게시글을 비공개로 하고 저작권 문제가 없는지를 검토한 뒤 다시 열겠다"고 밝혔다.

한 블로거는 "전날 지금까지 올렸던 포스트들을 되돌아보는 사전검열의 시간을 가졌다"면서 "내 글의 이해를 도우려고 살짝 빌려왔던 이미지들을 모두 삭제하고 올렸던 글들도 과감히 삭제했더니 밋밋한 블로그가 돼 버렸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국내 대표적인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 이용자들은 우왕좌왕하는 분위기다. 디시인사이드는 캡처된 동영상을 첨부해 게시물을 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게시물들이 저작권법을 위반하는지에 대해 이용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디시인사이드는 문화부에 질의서를 보내 법 적용 여부를 묻기도 했다.

포털 고객센터에도 누리꾼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는 지난 한 주 동안 약 150∼180여 건의 저작권법 관련 문의가 접수됐다. 지난 6월 첫째 주에는 관련 문의가 주 평균 30건 정도에 불과해 최근 급증한 누리꾼들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블로그 네트워크 미디어인 태터앤미디어의 이성규 팀장은 "무단으로 퍼온 사진 혹은 동영상을 게재한 블로거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저작권법 개정을 계기로 일부 법무법인들이 개인 블로거들을 상대로 악랄하게 대응할 것을 염려하는 블로거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불법 동영상 사이트도 몸을 한껏 낮추는 모양새다. 한 불법 동영상 사이트는 지난 20일부터 3일간 서비스를 중지했다가 이날 다시 열었으나 올리기와 내리기가 금지된 상태다.

이와 달리 포털 업계 분위기는 차분했다. 주요 포털들은 최근 개정 저작권법을 홍보하는 페이지를 신설해왔다.

또 네이버와 다음, 네이트 등은 저작물 유통 사이트의 광고 기준을 강화해 P2P사이트, 회원 간 자료를 공유하는 게시판 형태의 웹하드, P2P 링크사이트의 경우 검색 광고를 받지 않기로 했다.

포털업계 관계자는 "개정된 법이 3진 아웃제를 제외하면 이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에 저작권 보호를 위한 정책에는 큰 변화는 없다"면서 "현재 수준의 모니터링을 더 강화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lkb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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