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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공(愚公)의 우직함을 배우자


중국 춘추 시대의 사상가 ‘열자(列子)’의 사상집〈탕문편(湯問篇)〉에서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는 우화를 소개하고 있다. 우공(愚公)이라는 노인은 두 산이 마을을 가로막아 외지로 나가는 것이 어려워지자 매일 가족과 함께 산의 흙을 퍼서 바다에 버리는 작업을 시작한다.

마을사람들이 비웃지만 우공은 자신이 죽으면 자식들이 일을 계속할 것이고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산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 답한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우공의 일화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예로부터 우리민족은 조급함 대신에 인자하고 우직함을 미덕으로 삼았다. 하지만, 현대화라는 큰 물결은 우리민족의 느긋함마저 조급함으로 변색시켰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사회뿐만 아니라 학교 캠퍼스 내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나의 20대 패기 넘치던 시절, 나는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의미는 잘 몰랐지만 매일 조금씩 나를 갈고 닦으면 언젠가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전된 나를 만날 거라는 확신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왔다. 물론 이러한 더딘 노력의 과정에는 획기적인 성과는 나타날 수 없다. 하지만 우공의 가르침은 단순히 현재의 상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미래를 꾸준히 대비하자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 듯하다.

지금 우리 대학생들은 어떠한가. 시대의 흐름에 맞게 과정보다는 결과에 의미를 두고, 당장 빠른 해답을 요구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이런 학생들에게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책에서 나온 말처럼 본인의 인생시계를 설계하고 차근차근 미래를 위해 준비해 나가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매일 매일 조금씩 규칙적으로 행하는 자기 노력은 언젠가는 커다란 본인의 내공이 되어 훗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일들의 든든한 시금석이 될 것이 라고 확신한다.

인생은 마라톤이다. 복권처럼 자신의 인생을 아무 노력 없이 순식간에 뒤바꿔 버릴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고 하룻밤 잘 정리된 족보로 밤샘공부해서 A+학점을 받는다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그 결과 또한 진정한 내 것이 아니기에 의미가 없다. 지금 잘됐다고 해서 자만하지 말고 꾸준히 자기의 장점을 갈고 닦고 단점을 고치도록 노력하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음으로 우공이 되어 자신만의 목표인 산을 조금씩 옮기려는 노력을 해보자. 혹시 누가 알겠는가. 지금 매일 외우는 영어 단어 하나, 전공지식 하나가 당장은 아니지만 여러분이 사회에 나갔을 때 나를 나도 모르는 골리앗으로 만들어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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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