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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아름다운 이유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는 순간 존경과 존중의 대상이다. 존경과 존중은 사랑이다. 그래서 생명체는 사랑할 수밖에 없다. 사랑해야 행복하다. 그러니 생명체를 사랑하면 행복하다. 내가 매일 행복한 것도 뭇 생명체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매일 만나는 나무를 바라만 보아도 행복한 이유이다.

신록의 계절 5월이다. 푸른 잎을 보면 마치 꽃 잔치가 끝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직 꽃 잔치는 끝나지 않았다. 화려한 꽃 잔치는 끝났을지 모르지만, 나무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자는 1년 내내 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꽃은 나무의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꽃이 전부인 것처럼 유독 꽃을 강조한다. 더욱이 화려한 꽃만 강조한다. 그러니 등꽃 옆에 느티나무와 팽나무 꽃이 만발해도 볼 수 없다. 꽃을 강조하다 보니 나무와 꽃을 상대어인줄 착각한다. 나무의 상대어는 풀이다.

사람들은 꽃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꽃은 왜 아름다울까? 꽃이 아름다운 것은 떨어지기 때문이다. 꽃이 떨어지면 사람들은 아쉬워한다. 그러나 만약 꽃이 떨어지지 않는다면 아쉬움도 없고, 애절함도 없다. 꽃이 떨어지기에 사람들은 다시 필 날을 기다린다. 그래서 인간이 늙는 것도 아름답다. 만약 인간이 늙지 않는다면 치열한 삶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꽃이 피는 순간 나무도 나이를 먹는다. 그래서 아름다움은 곧 나이를 먹으면서 잉태한다. 그러나 요즘 꽃이 지지 않는 식물이 등장한다. 1년 내내 발정하고 있는 식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지금 뽕나무과의 닥나무에 꽃이 피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는 성서캠퍼스에 닥나무 꽃이 피었다. 암꽃과 수꽃을 함께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뭉클하다. 사랑을 나누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기 때문이다. 불청객에게 들켜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한층 아름답다. 내가 큰 잎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 닥나무 꽃을 만날 수 있는 것은 관찰 덕분이다. 관찰은 공부의 기본이자 창의력의 셈이다. 모든 생명체는 태어나면서부터 창의적인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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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왜 읽고 생각하고 쓰고 토론해야 하는가? 읽는다는 것은 모든 공부의 시작이다. 지식의 습득은 읽는 것에서 시작한다.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식 정보를 수집해 핵심 가치를 파악하고 새로운 지식으로 전환하는 과정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창출해 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읽기다. 각 대학들이 철학, 역사, 문학, 음악, 미술 같은 인문·예술적 소양이 없으면 창의적인 인재가 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고전과 명저 읽기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교과 과정으로 끌어들여 왔다. 고전과 명저란 역사와 세월을 통해 걸러진 책들이며, 그 시대의 가장 첨예한 문제를 저자의 세계관으로 풀어낸, 삶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가치를 발하는 정신의 등대 역할을 하는 것이 고전과 명저라 할 수 있다. 각 기업들도 신입사원을 뽑는 데 있어서 자신의 재능과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에세이와 작품집을 제출하는 등의 특별 전형을 통해 면접만으로 인재를 선발하거나, 인문학책을 토대로 지원자들 간의 토론 또는 면접관과의 토론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인문과 예술적 소양을 중시하고 있다. 심지어 인문학과 예술을 모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