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6.1℃
  • 맑음강릉 22.8℃
  • 맑음서울 16.6℃
  • 맑음대전 17.1℃
  • 맑음대구 18.0℃
  • 맑음울산 19.6℃
  • 맑음광주 17.0℃
  • 맑음부산 18.7℃
  • 맑음고창 17.9℃
  • 맑음제주 18.2℃
  • 구름많음강화 16.6℃
  • 맑음보은 14.4℃
  • 맑음금산 16.0℃
  • 맑음강진군 16.9℃
  • 맑음경주시 17.9℃
  • 맑음거제 18.5℃
기상청 제공

[문다헌에서] 진리와 정의 그리고 사랑

며칠 전 내린 봄비로 앞뜰의 매화가 겨우내 움추렸던 방문을 살짝 열어 살며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이것이 어느 한 해도 어김없이 찾아오는 자연의 섭리이건만, 이것보다 더 설렘과 희망을 안겨주는 일이 새 봄에 또 있을까?


아마도 계명동산에 첫 발을 내딛는 우리 새내기들도 이런 벅찬 가슴을 안고 기대에 부풀어 첫 강의를 기다리리라 여겨진다. 수강에 앞서 필자는 계명의 학문공동체 일원으로서 우리의 사랑하는 새내기들과 함께 우리대학교 교훈을 다시 한번 음미해 보고자 한다.


“진리와 정의와 사랑의 나라를 위하여”라는 말에는 21세기의 주인공이 될 여러분에게 너무도 절실히 필요한 큰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고 여겨진다. 만약 우리가 ‘진리’만을 위하여 학문연구에만 열중한다면 행하지 않는 진리는 그 빛을 잃을 것이고, ‘정의’만을 위하여 말이나 글로써만 주장한다면, 든든한 학문적 초석이 없는 정의는 쉽게 허물어질 것이고, ‘사랑’만을 생각하며 지혜롭게 베풀지 못한다면, 그 사랑의 새싹은 결코 더 큰 사랑으로 자라나지 못할 것이다.


상아탑 속에서 생활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을 우리는 사랑을 실천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고, 그 이유는 자명하다. 50여 년 전 미국 북 장로교 선교사들의 희생적 사랑으로 계명동산이 태어나게 되었고, 반세기의 짧은 역사에 국내 10위권 내의 규모로 성장하였다. 이제는 우리가 받았던 숭고한 사랑을 우리의 가까운 이웃에게, 또는 우리의 작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먼 이웃에게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필자는 지난 해 미국의 어느 젊은 대학원생 신혼부부가 좁은 대학기숙사에 살면서 그들의 결혼축의금 모두를 아프리카 빈민구호단체에 보냈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청교도적인 근검절약 정신이 사랑으로 이어져 가슴 속에 면면히 흐름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였다. 우리도 이제 각자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이러한 사랑의 실천을 통하여 계명동산에서 배우고 익힌 진리와 정의를 함께 구현해 나간다면, 21세기에는 우리 새내기들이 세계의 주역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므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우리대학 교훈은 새내기들이 평생 가슴에 새겨도 좋을 명심보감이 아닐까?

관련기사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