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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於藍, 寒於水

“교수님!”하며 연구실로 들어서는 한 학생의 손에 ‘꿀홍차’ 한 박스가 들려져 있다. 소위 말하는 번듯한 회사에 취업이 되었단다. 그래서 감사드리러 찾아 왔단다. 잠시 몇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고, 학생이 돌아간 뒤에 나는 생각에 잠겨본다. 내가 감사받을 자격이 있는가.

사람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변한다는 것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발전, 다른 하나는 퇴보해 가는 것이다. 우리는 늘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여 살아간다. “푸름은 쪽 풀에서 나온 것이지만 쪽 풀보다 더 푸르고, 얼음은 물이 변하여 된 것이지만 물보다 더 차다”는 『 荀子· 勸學』 편의 말대로 우리는 오늘보다 더 푸르고, 더 찬 내일을 위해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나는 학생들이 입학하고, 졸업을 하는 일련의 과정을 쭉 지켜본다. 그래서 어떤 학생들이 얼마나 더 푸르러지는지, 더 차가워지는지도 눈에 들어온다. 오늘 찾아왔던 학생은 2학년 때 내 수업을 처음 들었는데, 그 때의 모습과 오늘의 모습은 많이 달라 보인다. 한층 더 푸르러진 것 같다.

내가 우리 학생들이 ‘靑於藍, 寒於水’할 수 있도록 하는 몇가지 작업 중 하나는 학생들이 자신들의 현재 모습을 냉정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이다. 오늘 자신이 얼마나 푸르고 찬가를 알아야 내일의 목표를 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작업은 아주 작은 일부터 시작되는데, 예를 들어 나는 중간고사가 끝나면, 학생들에게 모범 답안을 제시하고 스스로 채점하여 적어내게 한다.

중간고사 채점을 마치면 학생들이 적어낸 점수와 내가 채점한 점수를 함께 공지하고, 차이가 많이 나는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답안지를 확인시킨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현재에 대해 냉정한 비판을 하게 되고, 자신에게 무엇이 부족한가를 깨닫는다. 만일 이 과정에서 작은 목표가 하나라도 세워진다면 이 작업은 성공이다. 더 푸르고 더 차가운 내일을 약속하는 과정인 것이다.

오늘 찾아왔던 그 학생은 연구실을 나가면서 한마디를 던졌다.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찾아뵐께요.” 靑出於藍할 미래에 축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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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AI] 지금 우리에게 다가온 미래, 올해부터 시행되는 ‘인공지능기본법’이란 무엇인가? 요즘 ChatGPT를 모르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학생들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단어 검색도 하고 자신의 일상을 ChatGPT와 공유하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은 일상의 전 범위에 침투해 있고 우리나라도 인공지능에 관한 기본법을 2024년 12월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바로 여러분이 아시는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인공지능기본법)’이다. ● 인공지능기본법은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인공지능법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작년 한 해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바로 이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공지능기본법은 사용자를 보호하고 인공지능산업 발전을 위한 취지로 만들어진 법이다. 그러나 학술적으로 구체적인 면에서는 개정의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학술적인 문제점은 학자들의 몫이니 가장 핵심적인 개념 중 하나인 ‘고영향 인공지능’이라는 개념만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이 법에서는 고영향 인공지능의 개념을 ‘사람의 생명, 신체의 안전 및 기본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인공지능시스템으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의 영역에 활용되는 것’이라고 상정했다. ● 고영향 인공지능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