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4.0℃
  • 구름조금강릉 4.9℃
  • 구름많음서울 4.8℃
  • 대전 2.9℃
  • 흐림대구 5.6℃
  • 구름조금울산 8.0℃
  • 맑음광주 7.7℃
  • 맑음부산 8.4℃
  • 구름많음고창 7.5℃
  • 구름많음제주 11.4℃
  • 구름조금강화 4.1℃
  • 구름많음보은 2.8℃
  • 구름많음금산 3.6℃
  • 맑음강진군 8.5℃
  • 구름많음경주시 7.1℃
  • 맑음거제 6.1℃
기상청 제공

가을의 단상

곱게 물든 단풍이 물 위를 떠다니는 아름다운 가을. 산 깊은 맑은 물에 가을 하늘 맑은 빛깔로 그리움 담아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싶은 계절이다. 햇살 밝은 하늘은 더 없이 맑고 학교 교정은 아름다운 홍엽으로 물들어 나뭇가지 끝에 달린 황금빛 모과와 가을의 향연을 벌이고 있어 이곳에 있음이 행복임을 깨닫는다.

본관 오르는 길에 황금빛 열매를 가득 품고 있는 오래된 탱자나무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는 길에 빛깔과 향기, 그리고 그 자태를 열심히 즐겼었다.
그런데 주말이 지난 월요일 탱자나무는 모든 것이 나만의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 이기적인 사람에 의해 밑둥치 부분이 긁힌 채 열매를 다 잃어버리고 외롭게 서 있었다. 풍성함으로 푸르른 가을을 머리에 이고 당당한 자태를 뽐내던 나무였기에 그 나무가 받았을 고통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외로움이 깊어가는 건 우리가 가진 욕심이 끝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나 하나만의 사랑이 갖는 외로움과 고독 때문에 가을이 깊어갈수록 우리 마음이 공허해진다면 이제부터는 함께 나누는 사랑으로 가을의 풍요함을 마음속에 갈무리하고 싶은 마음 가득하다.
쪽빛 하늘 끝에 달린 붉고 붉은 감들이 주는 가을 정취를 깊도록 즐기고 볼을 스치는 새벽 찬 공기로 지친 마음을 다시 갈무리해야겠다. 그리하여 나를 잊고 너를 잊으며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을 빛깔로 가득 빚어서 늦서리 속에 익어가는 황금빛 잔치를 겨울이 찾아올 때까지 마냥 즐기고 싶다.

관련기사





[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계명대신문사로부터 이 글을 써 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대학 방송국 활동을 하던 시절이 떠올라 잠깐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대학생에게 권하는 한 권을 고르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여러분과 같은 대학생일 때 제가 제일 좋아했던 소설은 틀림없이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어느새 나는 프랑스 벨빌 거리 어느 골목, 엘리베이터가 없는 건물 7층 계단에 걸터앉아 있습니다. 살찌고 병이 든 로자 아줌마에게는 힘이 부치는 계단입니다. 모모는 그녀가 자기를 돌봐주는 대신 누군가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그저 나를 사랑하기 때문에 돌봐주는 줄 알았기에 밤새도록 울고 또 울었습니다. 빅토르 위고를 좋아하는 하멜 할아버지는 길에서 양탄자를 팝니다.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할아버지는 그렇다고 말하며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입니다. 유태인 수용소에서 살아나온 로자 아줌마는 모든 위조 서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몇 대 째 순수 독일인이라는 증명서도 있습니다. 로자 아줌마는 한밤중에 겁에 질려 지하실로 숨어 들어가기도 합니다. 로자 아줌마의 병이 깊어갈수록 모모는 밤이 무서웠고, 아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