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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단상

곱게 물든 단풍이 물 위를 떠다니는 아름다운 가을. 산 깊은 맑은 물에 가을 하늘 맑은 빛깔로 그리움 담아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싶은 계절이다. 햇살 밝은 하늘은 더 없이 맑고 학교 교정은 아름다운 홍엽으로 물들어 나뭇가지 끝에 달린 황금빛 모과와 가을의 향연을 벌이고 있어 이곳에 있음이 행복임을 깨닫는다.

본관 오르는 길에 황금빛 열매를 가득 품고 있는 오래된 탱자나무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지나는 길에 빛깔과 향기, 그리고 그 자태를 열심히 즐겼었다.
그런데 주말이 지난 월요일 탱자나무는 모든 것이 나만의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 이기적인 사람에 의해 밑둥치 부분이 긁힌 채 열매를 다 잃어버리고 외롭게 서 있었다. 풍성함으로 푸르른 가을을 머리에 이고 당당한 자태를 뽐내던 나무였기에 그 나무가 받았을 고통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외로움이 깊어가는 건 우리가 가진 욕심이 끝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나 하나만의 사랑이 갖는 외로움과 고독 때문에 가을이 깊어갈수록 우리 마음이 공허해진다면 이제부터는 함께 나누는 사랑으로 가을의 풍요함을 마음속에 갈무리하고 싶은 마음 가득하다.
쪽빛 하늘 끝에 달린 붉고 붉은 감들이 주는 가을 정취를 깊도록 즐기고 볼을 스치는 새벽 찬 공기로 지친 마음을 다시 갈무리해야겠다. 그리하여 나를 잊고 너를 잊으며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을 가을 빛깔로 가득 빚어서 늦서리 속에 익어가는 황금빛 잔치를 겨울이 찾아올 때까지 마냥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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