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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아이템 찾기


가을구경을 얼마나 했던가 싶더니 이제 완연한 겨울 빛이 돌고 있다. 계명대 신문사로부터 원고의뢰를 받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책이나 영화에 관한 내용을 택할까 아님 스스로의 삶의 이야기를 할까 고민했는데, 문득 이런 고민들이 새로운 사고를 열기 위한 기회가 되는 것 같아서 왠지 설레이기조차 했다. 우선 서점에는 많은 책들이 신간으로 출판되어 있었고, 배울 것이 너무나 많은 세계였다.

이 많은 지식을 다 알 수는 없지만 내가 손닿기만 하면 그건 곧 내 세계로 들어올 것이다. 즉 나의 선택에 의해 내가 구축되어 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러 가지 생각 끝에 아이템(item)이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내가 가진 아이템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생각해보니 물질적인 아이템 외에도 정신적인 아이템들까지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 내 삶에 도움이 된 아이템도 있고, 진작 버렸어야 했을 아이템들도 있었다. 삶에 있어 좋은 아이템이 많다는 것은 아무래도 모든 사람에 있어 인생을 윤택하게 느끼도록 해주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자신이 구축하였거나 남이 어느 정도 도움을 주어 구축하게 되었거나 상관없이 말이다. 위키백과에 나와 있는 아이템에 대한 용어 설명이다. ‘비디오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플레이어의 게임 플레이를 도와 줄 수 있는 아이템(Item)이라는 게임 상의 물건이 존재한다. 아이템은 종류가 많으며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체력을 회복해주는 것, 플레이 중인 스테이지를 클리어 할 수 있는 열쇠 등이 있다.’ 내 경우를 보자면 인생에 아이템의 중요성을 느낀 것은 스스로 생활을 꾸리게 되었을 때 실질적으로 와 닿았던 것 같다.

유학시절 부모님의 보살핌을 떠나 홀로 생활하면서, 물건 하나하나 스스로 사야 할 때 상당히 고민했던 것 같다. 쓸데없는 것을 사고 싶지는 않으나 되도록 흥미로운 것을 사고 싶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래서인지 그때 샀던 물건들이 더욱 애착이 가고 지금도 버리기 무척 아깝게 느껴진다. 그 당시 일본의 전자상가로 잘 알려진 아키하바라(秋葉原)에 혼자 가서 미니노트북을 샀다. 원래 노트북은 갖고 있었으나, 소속된 연구실의 한 일본인 대학원생이 정말 노트처럼 가볍게 들고 다니며 자유자재로 펴서 쓰던 모습이 너무 부러웠었기 때문에 용돈을 아껴 요즘 말로 질렀다.

내 스스로 새로 산 미니노트북을 항상 들고 다니면서 자판 글씨가 거의 안 보이게 될 정도로 열심히 사용하면서 나의 새로운 면을 느꼈다. 지금은 시대에 뒤떨어진 퇴물이 되었지만 그 아이를 보면 기계지만 고마운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적인 아이템을 떠올려본다. 나의 현재를 지배하게 된 건 이 정신적인 아이템의 덕이나 탓이 아닐까 싶다. 한 가지만 얘기하자면 비교적 우울증에 잘 안 걸리는 성격을 타고나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그렇다고 여기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지는 않다.

사람의 일이란 또 모르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어제 서점에서 다양한 책을 살펴보다가 건강코너에서 만난 책을 통해 아이템을 한 가지 얻었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따뜻한 차를 마시면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완화되면서 숙면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겠지만, 복잡한 현대사회에 있어 한 가지 한 가지 자신을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몇 가지 행복 아이템을 찾아 건강한 심신을 유지하며 지혜롭게 살아가야 한다. 내 인생에 필요한 아이템을 깨닫고 확보해서 더 이상 초조해하지 않고 행복감을 누려야 하지 않은가? 오늘은 자신에게 어떤 아이템이 꼭 필요한지 스스로에 대해 조사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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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지금, 굳이 ‘삼국지’를 읽는 이유 영화, 책, 예술작품 가운데 하나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괜히 실제 내 삶보다 더 있어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읽어본 적 없지만 의미 있어 보이는 철학책을 고를지, 그럴듯한 예술영화를 추천할지 고민했다. 그러다 오래전 읽었던 ‘해변의 카프카‘를 떠올렸다.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이고,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여운이 남는 작품이라 추천하기에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결국 마지막에 고른 책은 이문열 작가의 ‘삼국지’다. 삼국지는 워낙 유명해서 오히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지는 책이기도 하다. ‘굳이 지금 삼국지?’ 라는 반응도 있을 테고,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알고 있던 이야기와는 느낌이 꽤 다르다. 단순한 영웅 서사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선택, 타이밍과 판단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읽다 보면 어떤 날은 조조가 가장 쿨해 보이고, 어떤 날은 유비의 끝까지 사람을 믿는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무엇보다 삼국지는 책 ‘읽는 재미’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고전이라고 하면 시작하기 전에 부담부터 느끼기 쉬운데, 삼국지는 일단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