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심각한 취업난이 수년째 지속되는 가운데 여름방학을 맞은 대학생들 사이에 취업 준비형 아르바이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몸이 고달프고 보수가 박하더라도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연세대 취업진로지도팀이 운영하고 있는 `방학 중 학점인정 인턴' 제도가 대표적인 예.
인턴을 뽑는 회사에 지원한 뒤 합격하면 신청을 받아 1개월에 160시간 이상 근무를 했을 때 계절학기 1학점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학점을 인정받으려면 사전 직무교육에 참가하고 매주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기업체 평가서까지 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치게 되지만 취업 대비와 학점 관리를 함께 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연세대는 이와 별도로 노동부가 지원하는 `청년직장체험프로그램'에 100명의 학생을 추가로 선발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업체에서 2개월 연수를 받으면 월 4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학교 측은 예상하고 있다.
서강대는 올해 여름방학부터 2개월짜리 청년직장체험프로그램을 수료하면 교양 3학점을 주며, 이화여대도 이 프로그램에 1학점을 인정할 방침이다. 이화여대는 20개 업체에서 연수를 할 60명을 뽑는데 200명이 신청했다.
대학생들은 서울 자치구가 여름방학에 맞춰 선발하는 행정아르바이트 자리도 여전히 선호한다. 일이 그다지 힘들지 않은 데다 냉방시설이 잘 된 사무실 안에서 근무하고 간단한 행정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강동구가 27명 모집에 1천명이 넘는 신청자가 몰려 38대1, 금천구 16.7대1, 구로구 12.5대1, 동작구 11대1, 송파·강남구가 나란히 10대1, 서초구 8대1, 성북구 7.5대1 등을 기록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구로구는 행정아르바이트 지원자 중 30명에게 저소득층 또는 편모·편부 가정 초·중등학생 상대 `과외지도'를 시키기로 했다. 명문대 출신이나 다양한 경력을 가진 대학생들이 많이 지원한데 따른 것이라고 구로구는 설명했다.
이처럼 대학생들이 다소 힘든 일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것은 전통적으로 선호해온 과외 등 적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큰돈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가 갈수록 찾기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격요건이 까다롭긴 해도 한두 달 사이에 목돈을 벌 수 있는 이색 아르바이트도 없지는 않다. 한때 `귀족 알바'로 통했던 인터넷 쇼핑몰 의류 모델이 대표적인 예다.
한 인터넷쇼핑몰 관계자는 "모집광고를 낸 다음날 5∼6명 정도가 곧바로 지원하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며 "1시간에 3천500원 정도를 받는 일반 아르바이트에 비해 4배 정도 급여가 많아 인기가 좋다"고 말했다.
또 서울의 한 중소기업은 사옥 복도에 `창의적인 낙서'로 벽화를 그리는 아르바이트 팀을 모집중이며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한 팀을 선발해 1천만원짜리 프로젝트를 맡길 예정이다.
투약 후 5차례 정도 병원을 찾아 검사만 받으면 30∼40만원의 높은 보수를 받는 약품 임상실험, 외국어 능력이 뛰어나야 할 수 있는 전화 영어 강사 등도 일부 대학생들에게 `고소득 아르바이트'로 인기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