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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규장각도서 대여는 제 2의 병인양요다.

“5년 갱신 대여”인가, “실질적 반환 또는 영구대여”인가.


지금으로부터 145년 전인 1866년, 천주교를 박해한다는 이유로 강화도에 불법으로 침범한 프랑스 로즈제독의 군대는 한 달 동안이나 강화도 일대를 유린하며 외규장각에 보관하고 있던 많은 문화재를 약탈하고 불태웠다. 당시 프랑스 군대의 침략에 의해 조선왕실의궤와 물품 중 장기보관이 필요한 중요한 물품을 보관해왔던 외규장각은 불에 타 소실되었고, 서책, 지도, 갑옷, 은괴 등 외규장각에 보관하던 많은 문화재가 약탈되었다. 고종 3년에 일어난 병인양요다.

불법이라는 것은 병인년 당시 청나라에 파견되어 있던 프랑스함대의 이동은 본국(프랑스) 의회의 동의가 있어야한다. 결국 프랑스 함대는 무단근무지이탈이 되는 것이다. 로즈제독은 무단이탈과 불법약탈이 탄로 나자 처벌을 면하기 위해 약탈했던 외규장각 도서들과 같이 약탈한 문화재들을 왕실에 상납한다. 결국 외규장각 도서와 문화재들은 프랑스왕립도서관에 중국책으로 보관하고 있다가 국립도서관으로 변경되게 된다.조선은 기록의 나라였다. 세계 어떤 국가도 500년 동안 국가의 공식기록과 의식을 기록하고 후세에 남겨준 나라는 없다. 지금으로 말하면 카메라와 동영상이 있었지만 당시는 화공들이 직접 그렸다. 따라서 조선왕실의궤는 미술사, 서지사, 기록적 의미, 공예사, 역사학 등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이미 이러한 가치가 인정되어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되어있다.

2011년 4월 14일, 병인양요 때 약탈당한 외규장각 의궤 일부가 한국 땅을 밟았다. 145년 만의 일이다. 해외에 나가있던 우리 문화재가 돌아온다는데 기뻐하지 않을 사람이 있겠는가. 많은 국민들이 기뻐했고, 언론 또한 대대적으로 외규장각 의궤의 귀환을 기사화했다. 하지만 정작 정부의 반응이 차분하다. 별다른 환영행사도 없이 의궤는 수장고로 직행했고, 문화부장관의 기자회견이 전부였다. 한국 정부의 차분한 대응(?)에 대해, 반대 여론이 높은 프랑스를 의식해서라는 분석도 있으나 그 보다는 ‘실질적인 환수’라고 두 번 세 번 강조해야할 만큼의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이번 임대협상의 내용 때문이다. 약탈임이 확인된 문화재를 5년 마다 갱신이라는 굴욕적인 조건으로 빌려오겠다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문화재 임대협상을 해버렸다.

이에 대해 정부와 일부 일부전문가들은 5년 단위의 임대협상 갱신 조항을 ‘실질적인 환수’라고 강조하면서 이번 임대협상의 가치를 높이려고 하고 있다. 물론 조항의 내용이 ‘5년 후에는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갱신 가능 여부 이전에 소유권에 대한 부분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결과만큼이나 과정과 내용 또한 중요한 것이 아닐까? 프랑스 정부 소유라는 꼬리표가 붙은 채 전시되는 외규장각 의궤에 대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겐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국 정부는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의궤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등록대장’, ‘유물등록카드’에도 오르지 못하고 국보나 보물 등 국가지정문화재로의 등재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또한 합의문에 따르면, “프랑스 국립도서관 전문사서들이 자유롭게 의궤에 접근할 수 있어야”하고 “제3의 기관이 임시 전시 목적으로 대여를 요청할 경우 합의해야 하며, 대중 전시 시에도 합의문을 언급해야 한다”고 되어 있어 사실상 프랑스에서 다른 유물을 빌려온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부와 프랑스공화국 정부 간 합의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합의가 아니라 제2의 치욕적인 병인양요라고 말하고 싶다. 우선 수많은 양민을 학살하고 우리의 책과 집, 문화유산을 태우고 약탈한 행위에 대해 우리 정부는 프랑스로부터 사과 한마디 받지 못했다. 이것은 두고두고 굴욕적인 협상이라는 국제 망신이 될 것이다.

또한 합의문 제1조 에 의하면 “5년 단위의 대여”라고 분명히 명기되어 있다. 그런데 한국의 외교부는 암묵적인 영구대여라거나 반환이라고 주장한다. 이미 해외토픽감이 되어버린 FTA 번역 오류에서 보듯이 외교통상부의 번역 오류에 대해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국가 간의 외교합의문에 “대여”가 “영구반환”으로 둔갑하는 곳은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합의문 제3조는 5년 갱신이 되는 2015~2016년에 한국의 국보문화재가 프랑스로 가서 전시되며 외규장각 도서도 프랑스로 가야한다 라고 분명히 명기되어 있다. 외규장각 도서가 5년 후면 다시 프랑스로 간다는 것이며, 그 기간 프랑스에 전시되는 우리의 문화재는 볼모로 잡혀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신종 등가교환”이다. 합의문 제4조를 보면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다.

합의문을 보면 “프랑스의 한국에 대한 의궤들의 대여는 유일한 성격을 지니는 행위로서 그 어떤 다른 상황에서도 원용될 수 없으며 선례를 구성하지 아니한다. 이는 문화재 반환요청 관련 당사자들을 대립되게 했던 분쟁에 최종적인 답이 된다” 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프랑스는 “대여” 외의 다른 방식으로는 반환안하겠다는 뜻이며, 외규장각 도서 이외에 약탈당한 문화재와 기타 약탈당한 문화재 들은 돌려주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또한 분쟁의 최종적인 답이라는 것은 “문화연대가 제기한 소송”과 “한국 시민단체나 연구진들의 반환 운동을 중지해야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내정간섭이요 한국을 우습게 보는 21세기 제2의 병인양요라고 단언할 수밖에 없으며 굴욕 외교의 한 단면이었던 한일회담의 재현이다. 국내 전시 및 활용에 대한 합의문 제5조를 보면 대여 받는 외규장각의 문화재 지정은 절대 불가하며 전시를 하는 것도 프랑스의 허가를 받아야한다. 비용을 언급한 합의문 제6조를 보면, 대여받기 위한 모든 비용은 한국 측 부담이라고 명기되어 있다. 이탈리아는 오벨리스크를 에티오피아에 돌려줄 때 이탈리아 정부 비용으로 보냈다. 병인양요 때 빼앗아 갔던 은궤 2상자는 거론도 못하면서 모든 비용을 우리 부담으로 해야 하는가? 상황이 이러한대도, 문화부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실질적인 환수”이며 “우리 뜻해 반하여 해외로 반출된 많은 문화재 환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리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무엇이 실질적이며,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말인가. 현재까지의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외규장각 의궤에 대한 임대협상은 프랑스 소유의 문화재를 최소 5년 동안은 확실히 빌려온 것이며, 약탈임이 확실한 문화재를 빌려온다는 나쁜 선례를 남겨 문화재 환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이다.

문화연대는 지난 2007년부터 외규장각 의궤를 포함한 병인양요 당시 약탈된 문화재 전부에 대한 반환소송을 프랑스 정부와 벌이고 있다. 2009년 12월, 소유권을 반환하라는 문화연대의 요구는 1심에서 기각되었으나 곧바로 항소하여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약탈임이 분명하지만 현재 정부의 재산으로 등록되어 있어 돌려줄 수 없다는 프랑스 정부의 비상식적인 주장에 맞서 시민들이 모금한 성금으로 5년 째 소송을 진행 중인 것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임대협상은 문화연대와 시민들이 진행하고 있던 외규장각 약탈문화재에 대한 환수 노력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물론 문화연대의 2심 소송은 계속 진행 중이고, 소유권을 반환받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약탈문화재에 대한 온전한 환수를 주장하지는 못할 망정, 민간단체와 시민들이 소유권 반환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앞장서서 임대를 추진하며 소유권 반환 노력을 포기해버리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번에 한국 땅을 밟은 외규장각 의궤의 가치와 중요성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5년 단위 임대형식’에다 여러 가지 굴욕적인 조건이 붙은 이번 임대협상을 보면서 반드시 기뻐할 수만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14만점에 달하는 해외반출 및 약탈문화재 반환 노력에 ‘임대’라는 선례가 생긴 것이 아닌가 우려되기도 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협상의 세부 내용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공개하고, 소유권 반환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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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총, 균, 쇠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우리 사회가 떠들썩했을 때 재레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명저 ‘총, 균, 쇠’를 떠올리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20여 년 전, 문학사상사에서 펴낸 6백60여 페이지의 방대하고 육중한 이 책을 보름을 넘겨 독파했을 때 그 만족감은 아직도 뇌리에 선하다. 한마디로 감동과 충격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인류의 역사와 문명은 지역적으로 위대한 발상지나 그 이동과 인종주의적인 이론들로 가득했지만 ‘총, 균, 쇠’는 달랐다. 우선 이 책은 1만3천 년 인류역사의 기원을 마치 파노라마처럼 풍부한 자료와 설득력 있는 문장으로 엮어냈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유전학, 병리학, 생태지리학, 문화인류학, 언어학, 진화생물학, 고고학 등 온갖 학문들을 동원해 인류 발전의 속도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여기서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지나치게 과학적 이론이나 깊이 있는 생물학 또는 역사와 지리적 상식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방대한 양임에도 읽으면서 지루하지 않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이 강대한 이웃나라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독특한 문화, 언어, 민족과 독립을 유지한 이유에 대해 지리적 조건이 훌륭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나라가 수려한 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