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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허파 앞산을 죽이는, 민자도로 앞산터널 사업을 아시나요?

“생태계파괴뿐만 아니라 선사시대 유적터도 파괴될 위기”


민자도로 대구4차순환선사업(흔히 앞산터널 사업)으로 대구의 어머니산이자 대구의 상징과도 같은 산인 앞산이 황폐화를 넘어 서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4.5㎞에 이르는 남한 최대의 단일 터널 굴착으로 앞산의 지하수가 고갈되어버렸습니다. 그로 인해 앞산의 식생엔 큰 변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앞산의 생태계가 망가져가고 있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앞산 용두골 인근에 널리 퍼져있는 선사시대 유적터들이 이 터널사업과 연계된 도로확장 공사로 인해 파괴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들 유적터들은 그 수량이나 그 가치로 보아 아주 중요한 유적이고, 그로 인해 문화재 전문가들은 이 일대를 문화재공원화해서 보존해야 할 곳이라며 대구시의 반문화적인 토건정책을 성토했습니다. 이처럼 잘못된 만자사업으로 인해 시민혈세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의 자연과 문화유적마저 황폐화 일로에 놓여있습니다. 그 앞산터널사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두환 군사독재시절, 잘못 입안된 앞산터널사업

87년 전두환 정권시절 계획된 대구4차순환선은 당시 대구시 인구가 향후 350만 명은 넘을 것을 염두해 두고 계획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구시 인구는 250만 명을 넘지 않고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니까 계획의 근거가 잘못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잘못된 계획을 철회하는 것이 상식적이고도 합리적 방안일 것인데, 대구시는 군사독재정권시절 입안된 그 황당한 계획을 2008년 그대로 밀어붙였습니다.

숱한 반대 여론에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이런 사실을 보면 문민정권 20년이 넘어가는 이 시점에도 대구는 여전히 그 암울한 시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2000년 하고도 12년이 지난 이때에 전두환 기념관이 운운되는 해프닝이 벌어진 곳이 바로 대구의 현실인 것입니다.

그런 시점에 대구 앞산의 선사시대 유적터들은 앞산터널사업으로 인해 망가질 위기에 처한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니, 참으로 기막힌 대구의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구의 역사를 반만 년에서 일만 년을 앞당겨줄 중요한 문화유산을 훼손하면서 광주민중학살의 주범인 전두환 기념관을 짓겠다는 곳인 이곳 대구의 이러한 현실을 보는 것은 상식을 가진 한 시민으로서 너무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08년 앞산터널공사가 착공되어 앞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두 골짜기인 달비골과 용두골이 완전히 사라졌고, 바로 그 용두골 인근에 위치한 선사시대 유적들이 지금 그 원형을 잃고 훼손될 처지에 놓인 것입니다.

죽어가고 있는 앞산과 그 문화유적들의 실태를 조사하다

그러면 신천과 앞산 용두골 일대에는 과연 어떤 문화유적들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우선 선사시대 조상들의 주거지인, 마치 작은 동굴과도 같은 ‘바위그늘집’(암음(暗陰)유적) 유적이 용두골 암반들 곳곳에 몇 기나 산재해 있습니다.

또한 흔히 고인돌이라도 하는, 선사인들의 무덤인 지석묘의 상석의 채석장으로 추정되는 곳 또한 그 원형을 그대로 간직한 채 놓여있습니다. 그 고인돌 상석을 추운 겨울 떼어내 신천의 꽝꽝 언 얼음길로 상류의 상동으로 옮겼던 것입니다. 지금 발굴되어 있는 상동 지석묘 군락은 이를 잘 뒷받침해주는 증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바위그늘집 바로 위 능선에는 지질학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자연유산인 주상절리층이 뚜렷이 남아 있습니다. 이 주상절리층은 바닷가의 지층이 융기해서 생성되는 것으로, 이 일대가 예전에 바다였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주상절리층에서 100여 미터 상류로 올라가면 만나게 되는 암괴류(사석들이 흘러내린 모양) 또한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자연유산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뿐인가요? 이들 문화유적터들 바로 위 앞산 5부 능선쯤 되는 곳엔, 그 미소가 특히 아름다운 ‘앞산 마애불‘이 남쪽을 향해 자리잡고 앉아 그 아랫동네인 파동을 굽어보고 있습니다.

이런 중요한 유적들이 앞산터널공사로 인해서 파괴될 위기에 처해 있어서, 지난 7월 대구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들과 전 동국문화재연구원 원장을 역임하신 미래대의 김약수 교수와 생태학 박사이신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 회장을 모시고, 앞산의 생태계와 문화유적들을 둘러보는 실태조사를 벌였습니다.

이들 실태조사팀은 이미 벌목이 되어 민둥산이 되어버린 앞산 용두골 인근에 놓인 바위그늘집과 주상절리층을 집중 조사한 바 있습니다. 그 조사결과 이미 도로확장공사를 위해서 철제 펜스를 설치해 가장 상태가 양호하고 중요한 바위그늘집은 팬스로 가려져 그 모습을 볼 수도 없게 되어 있어서 그 안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또한 가장 동굴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바위그늘집 추정지는 벌목을 하면서 포클레인 등에 긁혔는지 그 원형의 일부가 이미 훼손돼 있었고, 그동안 이 중요한 문화유적들을 돌보지 않아서 무속인들이 무분별하게 켜놓은 촛불로 인해 그 내부는 이미 시커먼 그을음으로 덮여 있기도 했습니다.

또한 지질학적으로 중요한 자연유산인 주상절리층도 공사를 위해 길을 닦아놓은 바로 그 옆에서 위태롭게 남아있었습니다. 공삿길이 얼마나 가까우면 하마터면 주상절리층은 그 모습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도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렇게 귀중한 선사시대 유적들은 마구 내팽개처져 있습니다. 일대 나무는 모두 베어졌고, 유적터의 일부만 위태롭게 남아있습니다. 대구시가 문화의 文자라도 알고 있다면 이렇게 무책임한 행정을 벌일 수는 없습니다.

문화재 보존을 위한 대책, 강력히 촉구한다

따라서 실태조사에 함께한 이들 앞산 지킴이들은 모여서 대구시에 다음과 같은 사항을 강력히 건의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첫째, 지금의 설계대로 고가도로가 놓인다면 대부분의 바위그늘집을 가리게 된다. 따라서 반대편에서 바위그늘집을 충분히 조망할 수 있도록 고가도로의 높이를 최소한 5미터는 더 높혀라.
둘째, 향후 이 일대에 산재한 문화유적들을 제대로 시발굴한 후 문화재로 지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이 일대를 문화재공원으로 지정해 자라나는 아이들의 교육의 장소로 활용하라.

셋째, 조만간 맞은편 달비골 일대와 앞산터널 내부에 대해서도 실태조사에 응하라.

그렇습니다. 이 무지막지한 공사로 인해 앞산을 죽이는 것도 모자라, 우리 선조들의 유적들까지 훼손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대구시민들의 자존심에 심각하게 상처 입히는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대구시는 지금이라도 이 사업의 잘못을 인정하고 대구시민들께 용서를 구하는 것과 아울러 대구시의 역사를 최소한 반만년은 앞당겨줄 앞산 문화유적들을 제대로 시발굴하고 보존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해봅니다.

아울러 민자도로 앞산터널사업을 교훈 삼아, 자연파괴를 동반하고 지역경제까지 말아먹고야 말, 이러한 민자사업이 두번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기를 희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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