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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체제 안착의 걸림돌과 그에 따른 시나리오

북한, ‘3대 세습’이라는 ‘정치적 실험’ 시작


북한은 지난 9월 27일과 28일에 걸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인 김정은(27)을 김정일 후계자로 내정하는 결정을 하였다. 9월 27일 김정은은 대장칭호를 받았고 그는 다음날 개최된 제3차 당대표자회 및 2010년 9월 전원회의를 통해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및 당중앙위원에 임명되었다. ‘역사적인’ ‘3대세습’ 체제 구축이 시작된 것이다. 그 동안 서방세계에서는 장남 김정남, 차남 김정철, 3남 김정은 등을 두고 누가 후계자가 될 것인가에 대한 다양한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김정은이 공식직책을 획득함으로써 후계자 경쟁은 일단 그의 승리로 끝났다.

사실 남한언론은 이미 2009년 1월경부터 김정은으로의 세습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시기만을 점치고 있었다. 대체적인 전망은 김일성 탄생 100주년이 되고 강성대국 건설 시작의 해로 선포한 2012년에 등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2008년 8월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인해 건강에 이상이 생기자 후계정치일정을 앞당기기 시작하였다. 노동당 및 인민군 고위층을 상대로 김정은으로의 후계 교육이 시작되었고, 김정은 찬양가요인 ‘발걸음’이 보급되기 시작하였고 이후부터 김정은을 ‘김대장’이라고 부르는 은어도 퍼지기 시작했다.

향후 김정은에게로의 후계작업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비록 김정일 위원장이 국방위원장, 당총비서, 당중앙군사위원장, 총사령관, 당중앙위 조직지도부장 및 조직비서 등의 요직을 독차지 하고 있지만 김정은의 노력여하에 따라서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의 지위를 때로는 빨리 때로는 천천히 그에게 물려줄 것으로 보인다.

과정에서 김정은의 최측근의 근접보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리영호 당정치국 상무위원, 최룡해 당정치국 후보위원, 장성택 당정치국 후보위원, 김경희 당정치국 위원 등 소위 ‘4인방’이 그들이다. 김정은은 김일성군사종합대학에서 5년간 수학하여 군사부문에서의 능력을 쌓았지만 아직 모든 면에서 미숙한 27살의 청년에 불과하다. 따라서 그는 앞으로도 아버지인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수행하면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할 것이다. 특히 그는 유일지배체제의 핵심인 조직관리 능력을 습득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는 반드시 조직비서나 조직지도부를 장악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이 무난히 최고지위를 모두 획득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험난한 길을 걸어야 할 것이다. 그 험난한 길들은 다음과 같다. 첫째, 주체사상인 혁명적 수령관을 잘 보위하여 ‘김씨왕조’의 대를 잘 잇는 것이다. 만일 사상적 측면에서나 조직적 측면에서 관리를 소홀히 하여 민중혁명이나 군부쿠데타가 발생한다면 그 자신은 물론 가문전체가 몰락하는 비극을 맞이 할 것이다. 따라서 김정은은 강력한 사상 및 조직 통제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도 1974년 당내에서 후계자로 지명된 뒤 당 조직지도부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각 분야의 엘리트들을 장악해 갔다. 물론 아직도 건재한 김정일 위원장과 김경희, 리영호, 최룡해, 장성택 등이 그를 도울 것이다.

둘째, 경제난을 해결하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 2012년을 경제강국 완성을 통한 강성대국 건설 진입의 해로 선포하였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상태에서는 그 비젼의 달성은 요원한 일이다. 주민들의 원성은 커져가고 있고, 암시장 확대, 뇌물 수수, 부익부빈익빈 현상 등 각종 경제적 일탈현상이 만연하고 있다. 경제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은 2009년에 150일 전투 및 100일전투를 벌였고, CNC(컴퓨터수치제어) 기법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식량은 여전히 100만톤 이상 부족하고 전기.석탄.철강 등 선행부문들도 목표에 훨씬 미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문제를 풀지못한다면 주민들의 원성은 더욱 커질 것이고 김정은에 대한 지지도도 기대에 훨씬 못미칠 것이다.

셋째,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을 받아내는 일이다. 북한은 미국을 ‘주적’으로 상정하고 미국으로부터의 안전보장 회득을 최고의 국가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핵무기도 개발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북핵폐기를 위해 북한과 일면으로 대화를 하면서도 강한 정치적.군사적 대북 압박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여 김정은은 후계자의 강인성을 과시하기 위해 2009년 5월 제2차 핵실험을 단행하였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강력한 UN제재였다. 최근 들어서 미국은 핵항공모함까지 동원하여 동해에서 무력시위를 벌였다. 만일 대미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미국은 최악의 선택을 할 지도 모른다. 실제로 미국은 1994년 6월 북한을 무력으로 공격하려 했었다. 김정은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여 주민들의 안보불안을 제거해 주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넷째, 경색된 남북관계를 푸는 일이다. 현재 남북관계는 2000년 이후 최악이다. 더구나 지난 3월의 ‘천안함 사건’이후에는 전운이 감돌 정도이다. 통일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고 주민들의 꿈이다. 김일성 혁명 전통을 계승해야 하는 김정은은 통일달성을 위한 의미있는 치적을 남겨야 한다. 그러나 현재 한반도 상황은 너무나 나쁘다. 현재 유일한 북한의 우방은 중국이지만 그마져도 예전같지가 않다. 중국은 외교적으로는 지지를 하지만 경제적으로는 북한의 기대수준에 못미치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 실제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국가는 남한밖에 없다. 그 동안 북한은 남으로부터 식량지원을 물론 각종 거래를 통해 2억달러 상당의 순이익을 챙겼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모든 것들이 끊긴 상태이다. 김정은은 온갖 지혜를 짜내어 긴장된 한반도 정세를 타파하고 남북대화를 이끌어 내야 하는 책무를 지고 있다.

김정은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는 북한을 구출하기 위해 긴급히 투입된 전사이다. 그것을 잘해내면 살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낙마’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김정은의 미래와 관련하여 어떤 시나리오들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해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첫째, 김정은 후계구도가 안착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다. 김정은은 북한 최고 권력자인 김정일 위원장의 강력한 후원을 받고 있다. 김정일이 건재하는 한 어느 누구도 김정은에게 도전하지 못할 것이다. 도전은 곧 3족이 멸종당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많은 ‘집사들’이 김정은의 성공을 도울 것이다. 노동당은 물론 군부, 사회단체 등도 김정은의 후계구도를 도울 것이다. 비록 경제를 살리지 못하고 미국 및 남한과의 관계를 개선하지 못하더라도 어떤 개인이나 단체도 이를 책망하지 못할 것이다. 만의 하나 민중폭동이 발생한다면 인민군은 ‘수령의 군대’답게 그것을 강경진압해 버릴 것이다. 몰론 후계세력들은 강력한 주민통제를 통해 미미한 시위까지도 철저히 사전봉쇄할 것이다.

둘째, 김정은 후계구도가 깨지는 것이다. 김정은이 조직장악을 잘 하지 못하여 저항세력이 생기거나 경제적 비젼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때, 그리고 대미 및 대남 관계 개선에 실패했을 때 그의 지위는 상당히 위태로울 수가 있다. 비록 세습을 통해 정치적 정당성이 창출된다 할지라도 후계자 책봉이후 모든 면에서 발전이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민심은 흉흉해질 것이고 후계자에 대한 부정적 소문들이 꼬리를 물 것이다. 주민들은 물론 상층 권력엘리트들까지도 불안감을 느끼게 될 것이고 그에 대한 교체론이 서서히 등장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민중폭동이나 군부 쿠데타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궁중쿠데타나 ‘왕자의 난’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자연스럽게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나 리영호당 정치국 상무위원에 의한 ‘섭정’이 등장할 수도 있고 이들에 의한 집단지도체제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다면 권력투쟁이 격화될 경우 북한내애서 내전이 발생할 수도 있고 대남무력도발도 있을 수 있다.

이제 북한에서는 ‘3대세습’이라는 ‘정치적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 후계자 김정은이 능력을 발휘하여 최고지도자가 될 지 아니면 중간에 낙마할 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북한의 정치문화나 주민들의 정치의식 수준으로 볼 때 김정은으로의 후계구도가 안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하에 대북 정책을 구사해야 할 것이다. 지나치게 김정은을 폄훼할 경우 그가 정치적 성공을 거두었을 때의 대안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는 김정은의 낙마와 그에 따른 다양한 비관적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철저하고 은밀한 준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북핵문제’는 물론 ‘북한문제’에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켜야 할 소이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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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