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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 속 한반도 내진설계의 진실

한반도는 과연 지진 안전지대인가?


11일 일본 대지진 이후 전 세계가 지진 위력 앞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지진에 대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나라까지 너도나도 자국의 지진 대비 체제를 점검하고 나섰다. 하지만 현재 인간의 과학 기술로는 정확한 지진의 예측이 불가능하며, 이에 따라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지진 대비로써 건축물의 내진설계가 대두되고 있다.

지각 표면의 지각판들이 여러 요인에 의해 이동할 때 지각의 변동과 지진이 발생하며, 지진 발생 시 지반운동에 의해 건물의 관성력이 추가적으로 건물에 작용하여 평상시 안전하였던 건물이 파손되거나 붕괴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한반도는 지진으로부터 안전지대일까?

우리나라의 경우 대표적으로 1978년 10월 홍성 지진(규모 5.2), 1996년 12월 영월 지진(규모 4.5)이 발생하여 다수의 건물에 균열이 발생하였으며, 규모가 크지 않으나 지진의 발생 빈도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세계적인 지진 발생 추세를 보면 지진 발생 횟수는 지난해 2천98회(미국지질연구소 USGS)를 기록하여, 이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발생횟수인 1천5백99회보다 5백회나 더 많이 발생하였고 2007년(2천2백70회) 이 후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2월 9일 시흥에서 발생한 규모 3.0이나 올해 제주도 근해에서 발생한 규모 5.2의 지진 등을 보았을 때 한국도 지진 안전지대로는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지진발생 시 건물에 가해지는 지진력을 평가하고 구조설계 시 이 지진력을 반영하여 지진발생 시에도 건물의 붕괴를 예방하고 안전성을 확보하는 설계개념을 ‘내진설계’라 한다.

2010년 8월 기준 내진설계 대상 건축물 5만1천9백3곳 가운데 내진설계가 이뤄진 곳은 8천4백77곳이며 16.3%로 국내 전체 건축물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5.6%에 불과하다. 이러한 사실과 더불어 최근 소방방재청 방재연구소의 시뮬레이션 분석을 본다면, 서울 중구에서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할 경우 7천7백26명이 사망하고 10만7천5백24명이 부상을 당하며 건축물 6천5백여동 붕괴, 2만1천동 비붕괴 전파, 4만동이 반파, 10만2천명의 이재민이 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큰 피해가 발생하는 원인은 ‘조적조 건축물’의 위험성을 들 수 있다. ‘조적조 건축물’이란 우리주변에 흔히 보이는 건축물로써 벽돌이나 블록 또는 돌을 사용해 모르타르(시멘트+모래+물)로 쌓아 올리는 건축 구조물로 1960년부터 1990년대까지 성행한 건축양식이다.

저렴한 공사비와 짧은 공사기간에 비해 높은 내구성을 갖춘 장점을 지녔지만, 지진과 같은 횡압력에는 무방비 상태가 된다.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국내 전체 구조형식 중 조적조 건축물이 약 40%를 차지하며 대도시 지역에 밀집돼 있고 30년 이상 경과된 조적조 건축물이 절반을 차지한다. 현재 대학교 주변에 많이 지어져있는 2~5층 규모의 다세대주택과 1층을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필로티(pilotis)’구조 건축물 역시 지진에 취약하다.

한국의 다세대 주택은 별도의 내진설계 없이 시공되며, 필로티 방식 또한 건물기둥이 붕괴될 시 큰 사고로 이어진다. 이 중에서도 지진의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학교이다. 전체 1만1천2백93개 초?중?고교의 내진설계 대상 건물 1만8천3백29동 중 13.2%인 2천4백17동만이 내진설계를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 건물 중 85% 이상이 지진에 무방비로 나타났다. 10곳 가운데 1곳만이 안전하다는 이야기인데 비상사태 시 재난대피 장소로 사용되어야할 곳이 가장 큰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이밖에 지방도로의 교량 내진설계율은 36%, 터널은 53%로 나타났다. 내진설계 대상인 수문 3곳의 내진설계율도 0%다. 민간을 제외한 매립시설의 내진설계율은 11%이며 수질정화를 담당하는 하수종말처리시설도 23%만이 내진설계가 적용됐다. 또한 정부부처의 건물은 1970년 완공한 세종로정부청사는 내진설계 도입이전에 건축됐지만 진단 결과 5~6의 지진에도 견디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대전정부청사(1997년 완공)와 제주정부청사(2005년 완공), 광주정부청사(2008년 완공)등은 5~6의 지진을 견딜 수 있다.

반면 1969년 착공을 시작해 1975년 완공된 국회의사당 본관은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 135억의 공사비가 투입된데 반해 2002년까지 정밀 안전진단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는 것으로 나왔다.

대조적으로 내진설계율 100%를 보이는 곳은 원자로와 해당 관계시설 21곳, 다목적댐, 일반댐, 수력·화력설비 등 에너지 관련시설로 조사됐다.

지진대국인 일본은 96년 이후 지진 관련 법률을 세 차례 개정해 규모 8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게 구조물 건립에 대한 기준을 강화해 왔다. 이번 일본 대지진에서도 건물 및 교량 붕괴 피해가 많지 않은 것은 이러한 일본의 노력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규모의 지진으로 22만명이 사망한 아이티와 비교할 때 내진설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내진설계가 처음 도입된 시기는 1988년으로 6층 이상 또는 1천㎡ 이상의 건물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그 후 3층 이상 혹은 1천㎡ 이상의 모든 건물로 내진설계 적용대상이 바뀌었고, 이번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에서는 2층 이하 소규모 신축건물에 대해 내진성능 강화와 관련한 표준 설계기준을 만들어 의무적으로 적용키로 확정했다. 현행 건축법은 지진에 취약한 건축물에 대해서만 내진설계가 의무화돼 있었으며, 전체 건축물의 84%를 차지하는 2층 이하에 대해서는 별도 기준이 없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10월부터 2층 이하 신축건물에 대해 내진성능을 의무적으로 확보하도록 하고, 별도의 표준 내진성능기준을 만들어 고시할 예정이다. 또한 국토부는 신축 건물뿐만 아니라 기존 건물의 구조 변경, 증축, 개축 시 적용하던 내진보강 의무를 현재 3층 이상에서 2층 이하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기존 건물의 자발적인 내진보강 유도를 위해 재해보험율 우대, 재산세 감면 등 인센티브제를 도입시켜 현재 지진재해대책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만 개정하고 공지만 해서는 재난에 대비 할 수 없다. 정부가 나서 내진설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내진설계 확인서를 위조하는 등 내진설계 확인제도가 부실해 개선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정감사에서 청주·제천 지역 내진설계가 된 2천3백55동에 대해 내진설계 적합성을 조사한 결과 구조안전확인서를 허위작성 하는 등 60%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해외의 경우 층수나 규모에 관계없이 모든 건물의 내진설계 시에 건축구조기술사가 참여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는 내진설계 전문가인 건축구조기술사가 설계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지진의 재난 속에서 소중한 인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내진설계의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구조감리제도를 도입하며, 현재 실시하는 지역안전도 진단시스템을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
※ 감리제도란?
공사가 설계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감리하는 제도로써 곧 공사발주자를 대신해 공사감독을 하는 것을 말한다. 주택건설촉진법에 따라서 국민생활에 직접 영향을 주는 공동주택 건설공사에 대한 부실공사를 근원적으로 막고 품질의 향상을 꾀하고자 강화된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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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