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5℃
  • 구름많음강릉 1.3℃
  • 구름많음서울 -0.2℃
  • 구름많음대전 1.4℃
  • 구름많음대구 3.1℃
  • 흐림울산 3.7℃
  • 연무광주 2.2℃
  • 흐림부산 5.0℃
  • 흐림고창 0.8℃
  • 흐림제주 7.4℃
  • 구름많음강화 -0.9℃
  • 흐림보은 -0.4℃
  • 흐림금산 0.4℃
  • 흐림강진군 3.9℃
  • 흐림경주시 2.1℃
  • 흐림거제 3.7℃
기상청 제공

KTX 민영화의 실체와 국민을 위한 철도운영의 원칙

“사적자본의 시장을 넓혀 수익률 극대화하려는 민영화는 국민의 힘으로 끝까지 막아내야 할 것”


총선 직후인 4월 19일 국토해양부는 「수서발 KTX 운송사업 제안요청서」를 발표했다. 국토부는 공식문건이나 브리핑에서 ‘민영화’라는 용어를 절대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들은 철도운송부문에 경쟁도입의 추진으로 운임인하 효과를 발생시켜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왜 50만 명이 넘는 시민은 ‘KTX 민영화 반대 서명’에 그들의 이름을 올렸고,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국토부의 추진계획을 KTX 민영화로 규정하고 강력하게 반대하는 것일까? 이 글은 이 의문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세 가지 차원에서 제공하고자 한다.

● 수서발 KTX 경쟁도입, 어째서 민영화인가?
국토부는 철도운송사업 경쟁도입은 소유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민영화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민영화에 대해 매우 협소한 소양을 바탕으로 했거나, 의도적인 곡해를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민영화(Privatization)란 일반적으로 정부의 자산(소유)이나 기능을 민간, 특히 사적 자본에게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소유권 매각뿐만 아니라, 국가가 공공부문을 통해 수행해 왔던 과업을 사적 자본에게 이전하는 것 역시도 민영화의 형태이다.

사적 자본의 입장에서 본다면 기존 국가책임의 공공부문까지 민간의 사업 영역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누구나 가져야 할 권리가 부여된 것들, 대표적으로 물, 전력, 의료, 교육, 교통 및 통신망, 노후보장 등을 일컬어 우리는 필수적인 공공재화 혹은 공공서비스로 명명해왔다.

그런데 영국의 대처에 의해 경제사의 각주로 처리됐을법한 민영화가 발명된 것이다. 대처가 국영기업을 차례로 매각했던 당시 일부 국영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은 흑자를 내고 있었다. 그러나 대처엔 국가가 공공부문을 경영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경영해야 하는지가 중요했다. 그러므로 민영화는 경제적 동기보다는 이념적 동기에서 발명되고 추진되었다. 그 후 신자유주의의 급속한 성장으로 민간이 ‘더 잘하고, 더 싸고, 더 효율적이다’와 같은 논리가 마치 자연법처럼 신봉돼 왔다.

그러나 민영화의 신화는 철도, 수도, 전기, 연금 부문의 실패를 통해 깨어지기 시작했고, 무엇보다 실패한 민영화 사업채를 국가가 재인수한 경우, 비용뿐만 아니라 국민이 감당했던 피해의 규모는 매우 심각하고 구체적이다.

한 가지 사례를 들자면 영국철도가 민영화되어 레일트랙(Railtrack)사가 운영하던 8년 동안(1994~2002년) 철도사고로 56명이 목숨을 잃었고, 철도인력은 58% 감소했으며, 운임은 유럽에서 가장 비싸게 올랐다. 그럼에도 결국 2001년 이후 레일트랙사는 적자를 기록하며 재공공화의 순서를 밟았다.

철도, 연금, 전기, 물과 같은 공공재가 민간으로 이전되어 공공보다 더 잘하고, 더 저렴하며, 더 유익한 서비스를 제공한 성공사례는 발견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재화들은 꾸준한 투자와 관리비용이 투입되는데 공공관리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 수익을 사용하기보다는 수익의 재투입을 통한 공공성 확대가 가능하다.

그러나 사적 자본의 경우 수익률 극대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동반되며,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부문에 투자하지 않게 되고 무엇보다 수익이 재투입되기보다는 사적 자본은 지분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사례는 최근 벌어진 서울지하철 9호선의 사건으로 충분히 입증됐다.

● 서울지하철 9호선 민자사업 폐해를 외면한 정부의 의도
지하철 9호선은 최초의 민자도시철도 사업이었다. 지하철 9호선의 소유권은 지자체가 소유하지만 일정 기간 동안 시설관리운영권을 사적자본에 이전하는 수익형 BTO(Build-Transfer-Operate)이다. 지하철 9호선 민자사업을 실패로 평가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BTO는 국가재정 부족을 민간의 참여로 보충하겠다는 목적에서 공공부문에 대한 운영권을 민간에게 넘긴 것이다. 이 목적이 달성되려면 적어도 건설투자에 대한 적정수준의 민간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하철 9호선에서 민간투자의 규모는 고작 전체 투자비용의 1/6수준이다. 더욱이 정부는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진하겠다는 명목으로 최소운영수입보장(MRG)를 도입해서 지난 3년 동안 715억 원을 보전해주었다. 이 액수는 민간투자금액의 13%에 이른다. 즉 사적자본은 적은 투자금액으로 계약기간 동안 다양한 방식의 보조금과 운영수익을 독식하게 된다.

둘째, 운영권만으로도 민간 자본의 투자금 이상의 수익창출 구조가 확보되었다. 9호선 적자는 467억 원인데 이중 이자지출이 무려 461억 원이다. 민간자본의 투자금 규모는 5,458억 원인데 이중 주식회사의 자기자산은 1,671억 원이고 나머지는 주주들의 차입에 의한 투자였다.

바로 이 차입금에 대한 이자수익률이 15%에 이르고 주주배당으로 돌아가는 운영수익이 9%에 해당한다. 이러한 구조는 실제 운영수익이 흑자를 달성하더라도 회계상 적자로 기록되면서 요금인상 및 보조금 확대라는 필연적 결과를 낳게 된다.

결국 민간운영의 구조에서는 실제 운영을 통해 수익이 창출되더라도 재투자되기보다는 참여한 사적자본의 배당금과 수익확보로 사용될 뿐 결코 공적 가치로 환원되지 않는다.

메트로 9호선 주식회사는 여전히 운영권을 가지고 그들의 수익구조를 위한 경영을 지속해 갈 것이다. 정부는 이와 같은 민자사업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인식하고 시정하기는커녕 외면하면서 여전히 민간의 효율성을 내세워 KTX 민영화를 실현시키고자 한다. MB정부에게 민영화란 돈이 되는 모든 공공부문을 민간에게 넘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 철도운영, 공공에서 운영해야 하는 이유
철도산업은 거대 장치 산업으로 설치되고 운영되면서 시스템 자체가 다른 산업과 달리 폐쇄적인 구조를 갖는 자연 독점적인 특징을 가진다. 국토부의 주장대로 기반시설과 운영자체가 분리된다고 해서 철도의 자연독점성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수서발 KTX는 철도공사가 갖고 있는 구조적 적자문제를 해결하고 철도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되었다.

그러나 사적자본의 입장에서는 한 푼의 투자금을 들이지 않고 영구적인 수익보장이 확실한 기간산업의 운영권을 쥔다는 것은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15조의 국민세금으로 투자된 시설을 아예 통째로 재벌에게 넘겨야 할 근거로 제시되는 민간의 효율성은 몇몇 사적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한 효율성으로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철도공사의 적자는 고속철도 건설부채 5조 4천억 원을 국가가 책임지지 않고 공사에 떠넘기면서 시작됐다.

일본은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가 약 310조에 달하는 부채를 탕감하면서 추진되었다. 그러므로 일본철도 민영화는 민간의 효율화 사례로 부적절하다. 또한 부채 없이 25년간 운영한 민영화의 결과 JR여객 3사와 JR화물철도회사는 경영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철도공사의 우수성은 적자운영을 감내하면서 사회 공공적 가치를 경영구조에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수출입 운송을 담당하는 화물열차는 영업계수가 210%로 2,000원을 들여 1,000원만 벌어들이는 적자구조이다. 민간의 경영원리에서는 당장 효율화의 대상이 된다. 그렇게 되면 물류비용은 급속도로 상승하게 될 것이다.

정부는 경제성장을 운운하지만 실제적인 지원에 있어 이러한 부분을 보조금 대상에서조차 빼놓으면서 철도공사의 적자가 공사의 무능과 방만 경영에 있다는 이념적인 공격만을 일삼고 있다.

민간이 운영하게 된다면 적자노선 및 운영은 모두 축소하거나 철저하게 수익자부담의 원칙을 내세울 것이다. 공사는 현재 KTX 매출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전국 지방적자노선과 화물철도 등의 적자를 메꾸는 방식으로 내부의 수익을 사회공공적 가치로 환류시키고 있다. 민영화가 실현된다면 민간은 오직 수익이 나는 노선만을 운행시킴으로써 온전히 수익 모두를 가져가고, 정부식의 비효율적 부문은 여전히 공사의 몫으로 남는다.

진정한 효율성을 제고시키려면 기존 적자와 적자구조에 대한 혁신적인 민간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적 자본의 경영원칙은 결코 적자를 감내하거나 수익구조가 확보되지 않는 그 어떤 투자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다. 철도와 같은 기간산업은 전체가 연결되어 상호영향을 주는 시스템으로 특정부분의 득과 실이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특징을 갖는다.

부분 민영화로 ‘득’이 되는 부분은 사적자본에 ‘실’은 여전히 공공이 떠안는 구조는 어떠한 차원에서 보더라도 결코 효율적이지도 국민에게 유익하지도 않다. 사적 자본의 시장을 넓혀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식의 공공서비스의 민영화는 국민의 힘으로 끝까지 막아내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