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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확산 ‘비상’

국가적 경제 피해부터 환경재앙까지 불러 일으켜


구제역(FMD : Foot-and-Mouth Disease)은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등과 같이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에서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급성 가축전염병으로 제1종 가축전염병이며,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서도 가장 위험한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입술, 잇몸, 구강, 혀, 코, 유두 및 발굽 사이에 물집(수포)이 형성되고, 보행불편, 유량감소 및 식욕이 저하되어 심하게 앓거나 폐사한다.

이러한 구제역 바이러스는 섭씨 50℃이상의 온도에서 파괴되고 강산이나 강알칼리(pH 6이하 또는 9이상)에서 쉽게 사멸한다. 잠복기는 보통 2일에서 8일정도로 짧고, 최대 14일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매우 빠르게 전파되는 특징을 가지며, 크게 다음 3가지 경로를 통하여 확산된다. 첫째, 직접전파로 질병에 걸린 동물의 수포액, 침, 유즙, 정액, 분변 등을 먹거나 직접 접촉하여 전파된다. 둘째, 간접접촉전파로 감염지역 내 사람, 차량, 기구 및 동물 등에 바이러스가 묻어서 다른 농장으로 전파된다. 셋째, 발병 가축의 재채기나 호흡할 때 생기는 오염된 비말이 공기를 통해서 육지에서는 50km, 바다를 통해서는 250km 이상까지 전파된다.

2010년 11월 28일, 경북 안동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이 벌써 3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구제역으로 살처분 된 소가 약 15만 두, 돼지가 320여만 두, 사슴이 3천여두 등 무려 330여만 두의 가축이 살처분 뒤 매몰처리 됐다. 그에 따른 경제적 피해 규모는 무려 3조원에 이르고 있으며, 지난 1997년 구제역이 발생한 대만에서 5년간 약 40조원의 경제피해액이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경우도 손해비용이 천문학적인 수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전국 4600여 곳에 달하는 매몰지에 대한 2·3차 환경피해 전수조사 결과, 침출수 발생 등 구체적인 피해사례가 나올 경우 고온멸균처리 등 환경오염 방지작업에 소요되는 추가 예산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피해금액 만큼이나 피해 농가들의 경제적 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 즉 재입식에서 판매까지 2-3년간을 견뎌야 할 생계문제, 생산비 지출 및 대출금 상환부담 등도 피해농가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경제적인 피해만큼이나 애지중지 키웠던 가축을 살처분해서 매몰해야 하는 심리적 충격으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정신적 충격이야 말로 가장 큰 피해일 것이다.

구제역에 감염된 가축에 대한 처리 방안으로 살 처분 후 매몰과 소각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구제역 발생 초기에는 발생지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모든 우제류를 매몰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다. 왜냐하면 구제역은 호흡기를 통해서 급속하게 확산되는데, 특히 돼지가 뿜어내는 바이러스 양이 소보다 3000배 많기 때문에 초기 대응 방안으로 불가피한 선택이다.

우리나라도 최초 발생 농장이 돼지 사육농장으로 매몰 처분이 구제역의 급속한 확산 방지를 위한 고육책이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청정국 지위를 확보하고 있던 상황이라서 백신접종을 통한 선별적 처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은 관계로 무차별적인 살 처분이 진행되었다.

흔히 2001년 영국의 사례를 들어 소각 처리를 권장하기도 하는데, 소각 처리 역시 완벽한 방법일 수 없다. 왜냐하면 매몰 처리가 침출수에 대한 우려가 있듯이 소각처리는 대기 중 다이옥신 함유량의 증가와 시간당 처리용량의 한계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몇 년 사이에 구제역이 빈번하게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단계별 대응 매뉴얼이 잘 갖추어지지 않아 무차별적인 매몰이라는 방법을 지속했다. 그로 인하여 현재의 매몰 처리가 향후 2,3차 오염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구제역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므로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구제역 발생지에서 구제역에 걸린 가축과 접촉한 사람 중에서 구제역에 감염된 사람이 없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인수공통전염병학(최철순 중앙대 의대 미생물학 교수, 2006년 3월)에서도 “오늘날 구제역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라는 것이 인정되었다”라고 명시하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국제수역사무국(OIE, 국제동물보건기구)은 “FMD is not public health risk:구제역은 공중보건에 위해가 없다”로 표현하고 있다.

미국 농무성에서 발표한 자료의 경우 “FMD is not recognized as a zoonotic disease:구제역은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구제역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고기를 요리할 경우 56℃에서 30분, 76℃에서 7초 가열시 사멸된다. 특히 구제역에 감염된 가축은 도축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육류나 유제품은 안심하고 소비하여도 좋다. 궁극적으로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 잡혀 육류나 유제품 소비가 급감하게 되면 우리나라의 축산업이 붕괴되어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경우 그 원인에 대해서 명확하게 규명된 바가 없다. 다만, 공기전파 혹은 사람과 이동 물체에 의한 전파 등을 예상하고 있을 따름이다. 또한 중국과 베트남 등 우리나라 인접 국가들은 상시 구제역 발생국가다. 이에 정부는 해외 여행객들과 물품에 대한 철저한 방역시스템을 갖추어야 하고, 축산 농가들의 책임의식 고취를 위한 교육과 방역 지원 사업에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할 것이며, 지방공무원들에 대한 방역 매뉴얼 교육 역시 필수적이라 본다.

아울러 중앙부처에서는 가축전염병 발생에 따른 단계별 매뉴얼 개발과 보급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하며, 이번 구제역 사태를 계기로 환경 친화적 생태 사육을 위한 정책적 제도 마련과 지원 확대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이에 더불어 축산 농가들도 지금보다도 더 강한 방역의식을 바탕으로 농장 책임 경영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현재, 4600여 곳에 달하는 매몰지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렇게 많은 매몰지가 발생한 것은 구제역에 걸린 가축에 한해서 매몰 처분하는 방식이 아니라, 발생 농장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모든 우제류에 대한 살 처분 정책이 화를 불러 일으켰다고 본다. 또한 혹한과 방역 전문 인력 및 장비의 부족으로 인하여 허술한 매몰 작업도 지금의 문제를 낳게 했다고 본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4600여 매몰지에 대한 전수 조사 및 점검을 통해서 사안별로 보완작업을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

특히 매몰에 따른 수자원 오염을 막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침출수를 수거하여 정상적인 처리를 해야 하며, 지하수를 식수원으로 하고 있는 지역에 대한 상수도 보급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경사지 등 부실하게 매몰 된 지역에 대한 보강 공사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무차별적인 매몰위주의 방식에서 벗어나 선별적인 매몰법과 소각법을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구제역 예방을 위해 축산농가에서는 주 1회 이상 농장 내·외부 소독을 실시하여야 하며, 농장 출입시 반드시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소독하는 등 차단방역을 철저히 하여야 한다. 축산농가는 구제역이 발생한 나라나 지역 방문을 자제하고 특히, 해외 여행시 발생지역 농장 관계자와 접촉을 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 수단이다. 또한 일반 국민들도 구제역이 발생하는 국가로 여행을 자제해야 하며 이들 국가에 부득이 여행을 가게 되는 경우, 가축 농장 및 축산관련 시설 방문을 금지해야 한다.

특히 외국의 농장이나 축산관련 시설 등을 방문하였을 경우에는 여행을 마치고 귀국할 때 공·항만에 있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신고하여 검역관의 안내에 따라 방역조치를 받아야 한다. 여행객이 외국에서 쇠고기나 돼지고기 등 축산물을 반입하는 것은 불법이며, 가져온 휴대축산물을 신고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궁극적으로 축산농가가 책임의식을 가지고 농장 방역에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며, 국가는 현재의 방역 및 검역 시스템의 점검을 통해서 단계별 대응 매뉴얼 개발과 보급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상의 예방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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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가해자들의 도피처, ‘심신미약’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선 잔인한 사건들이 보도된다. 서울 강서구 한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잔인하게 살해됐다는 보도, 오피스텔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원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 2011년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의 몸속에 손을 넣어 숨지게 했지만 상해치사로 종결된 사건 등이 그러하다. 이 잔혹한 사건들의 처리과정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가해자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는 것이다. 실제 경비원 2명을 살해한 20대 남성은 검찰이 사형을 구형했지만 심신미약 주장이 인정돼 일부 감형되었고, 같은 회사에 다니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는 피해자에 입힌 상해 정도가 심각하지만 술에 취해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4년형을 받았다.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심신미약을 이유로 처벌은 가벼운 수준에 그쳤다. 잔혹한 살인을 했음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형법 제10조를 살펴보면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을 하지 않거나 형을 감경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서 심신장애란 인지·지능·언어·정서·행위 등의 심신기능 면에 장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