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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선발의 허(虛)와 실(實)

기존 외무고등고시 폐지와 신설 외교아카데미 시험에 관하여


각종 국가고시제도의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는 와중에 외교부 장관 딸의 부적절한 사무관 특채로 고시준비생은 물론 전 국민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외교부 최고 수장에 의해 저질러진 비리로 외교관 선발제도에 관한 논의 또한 뜨겁다.

그 기본적인 논의의 방향은 새로운 외교관 선발제도인 외교아카데미시험의 공정성과 효과성에 모아진다. 우선 2012년까지 시행될 현행 외무고시는 어떠하며, 2012년부터 시행 예정인 신설 외교아카데미시험은 어떠한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기존 외무고등고시는 5급 외무직 공무원의 임용을 위한 공개경쟁채용시험이며 외교통상직 및 영어능통 외교통상직으로 구분된다. 최근 3년간 매년 약 30~40명의 외교관을 선발한 바 있으며 예를 들어, 2010년의 경우, 외교통상직 33명, 영어능통 외교통상직 2명 등 총 35명을 선발하였다.

선발방식은 1차 시험으로 선택형 필기시험이 있는데, 이는 공직적격성평가(PSAT)로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각 영역 40문제 100점 만점으로 평가한다. PSAT을 응시하기 위해서는 TOEFL, TOEIC, TEPS, FLEX 등의 공인영어시험 기준점수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2차 시험은 논문형 필기시험으로 필수과목인 영어, 국제정치학, 국제법, 경제학과, 선택과목인 제2외국어(독어,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 러시아어, 일어 중 택일)가 있다. 그리고 3차 시험은 면접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기존 외무고시의 문제점으로 외교관으로서의 전문성이 갖춰진 인재를 뽑는데 한계가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특정 지역, 언어, 이슈에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갖춘 인재들을 선발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외교아카데미의 필요성은 이에 근거한다.

즉, 기존 외무고시를 1단계 외교관 선발시험, 2단계 외교아카데미 교육으로 전면 개편하여 필기시험을 간소화하고 심층면접을 통해 최적 인재를 선발함으로써 ‘뽑는 외교관’이 아닌 ‘길러지는 외교관’을 양성한다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 전형을 통해 다양한 경력의 소지자를 선발한다.

새로운 외교관 선발제도는 외교관 임용대상자를 다양하게 선발(일반전형 60%, 영어능통자 5%, 제2외국어능통자 15%, 각 분야 전문가 20%)하고자 하며, 필기시험을 개선하고 면접시험을 강화하고자 한다. 1차 서류전형을 통해 총 300명을 선발하게 되는데, 그 제출 요구 자료는 영어 및 제2외국어 공인인증시험 기준점수 이상,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일정 등급 이상,

PSAT 일정점수 이상, 학부성적, 경력증명 등이다. 이어 2차 필기시험을 통해 총 150명을 선발하는데, 두 가지 형식의 시험이 있다. 단답형 및 약술시험으로 국제정치학, 경제학, 국제법이 있고, 이러한 3개 과목 범위 내에서 학제 간 문제에 대한 사례 해결형 에세이 시험이 있다. 또한 영어시험은 제출된 공인인증 성적을 환산한 후 필기시험 성적과 합산하여 평가한다.

최종 3차 심층면접시험(서류심사, 개별면접, 역량평가)을 통해 총 60명의 외교아카데미 합격자가 선발되는데, 총 7일간의 면접기간이 소요된다. 선발된 60명의 외교아카데미 합격자를 대상으로 1년간의 교육이 행해지며, 최종 50명의 임용자가 결정되고 10명은 탈락하게 된다. 1년간의 교육은 실무교육 위주로 교과과정을 구성하며, 3학기제로 운영되고 영어로 교육이 진행된다.

외형적으로만 보면 신설 외교아카데미를 통한 외교관 선발방식이 기존 외무고시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갖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장점의 대부분은 외교아카데미 합격자를 선발한 후에 집중된다. 즉 선발과정의 공정성에 많은 한계점을 갖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우선 그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외교관으로서의 적성과, 영어 및 제2외국어 능통의 정도, 그리고 각 분야 전문지식의 정도를 어떻게 평가(절대·상대평가여부 등)하며, 어떠한 비율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제도의 타당성이 결정된다.

둘째, 기존 외교통상부 인사제도의 개선 여부(순환근무식을 고정근무식으로 전환)에 따라 새로운 제도의 타당성이 결정된다. 셋째, 서류전형 시 다섯 가지 평가기준의 적용은 기존 평가방식보다 개선된 평가방식이나 이는 그 세부 적용비율에 따라 유불리 문제가 발생하여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소지가 크다. 넷째, 학부성적과 경력 사항의 점수화는 합의가 어려울 것이다.

즉 고졸자의 경우와 대학 간 학력차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합의된 평가기준의 설정은 불가능하며, 점수화되는 경력사항의 선정과 점수 반영비율과 관련하여 합의가 어려울 것이다. 더욱이 외국경험 등 특정계층에게 진입장벽이 되는 평가기준을 적용할 경우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다.

다섯째, 단답형 및 약술시험은 암기식 시험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고, 사례 해결형 에세이는 지식보다는 글쓰기 혹은 논술 능력을 평가하는 수준에 머물 것이다. 여섯째, 기존 제2외국어 주관식 시험이 없어져서 제2외국어 능력의 저하가 초래될 것이다.

일곱째, 개별면접은 자의적 평가가 되기 쉽다. 마지막으로, 최종 임용 대상자 선발 시 최초 전형 범주별로 선발하지 않고 전체를 대상으로 성적순으로 선발하는 것은 새로운 외교관 선발제도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며, 미임용자에 대한 수료증 부여는 의미가 없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우선 일반 및 특별 전형으로 완전히 구분하여 임용시험(외무고시)과 외교아카데미시험을 이원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만약 외교아카데미시험을 전적으로 도입한다면, 1차 서류전형 합격자를 늘리고, 2차 필기시험 합격자를 줄이는 방식으로 합격자 수를 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

1차 서류전형의 경우 어학능력시험과 PSAT 점수 등 객관성이 확보될 수 있는 점수 비중을 높이고 다른 점수는 합격-불합격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학부성적은 최저기준 점수로만 활용하고 경력사항의 점수화는 적절하지 않다. 또한 단답형 및 약술시험, 그리고 사례 해결형 에세이 등 이원화된 시험을 하지 말고 기존 2차 시험 방식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이와 더불어 제2외국어 시험의 필수화 및 확대가 요망된다. 심층면접은 영어와 제2외국어 구사능력을 중심으로 역량평가하고 객관화될 수 없는 지표는 과감히 없앰으로써 불필요한 공정성 시비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최초 전형 범주별로 교육 내용과 기간이 탄력적으로 운용되어야 하며 일정 선발인원이 확보되어야 한다.

새로운 외교관 선발제도의 성패는 그 공정성과 효과성에 달려 있다. 효과성 여부의 판단은 새로운 제도에 의해 선발된 외교관이 기존 제도에 의해 선발된 외교관보다 역량이 우수하느냐에 근거하므로 단기적인 결론이 나기 힘들다.

결국 새로운 제도에 대한 평가는 공정성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공정성 제고를 위해서는 특정 계층의 자녀들에게 유리하고 다른 계층의 자녀들에게 진입장벽이 되는 평가방식을 과감히 삭제하여야 할 것이다. 건강한 사회는 ‘꿈(dream)’이 있는 사회이다.

사회 내 수직계층 이동이 자유로운, 즉 사회유동성이 보장된 사회는 꿈이 살아있다고 할 수 있다. 세속적인 출세지상주의를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가능한 사회를 간구하는 것이다. 제도가 꿈을 꺾는 것이 아니라 꿈을 주는 한국 사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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