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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추천해주세요] 탈무드의 비어있는 공간


세계 사람들은 유태인을 바라보며 놀라워하고 있다. 전세계 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노벨상 수상자 중 22%를 차지하고 있으며, 하바드 대학생 중 30%가 유태인 학생들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유명인물인 알베르트 아인쉬타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음악가 멘델스존 등이 유태인이다.

무엇이 유태인을 뛰어나게 만들었는가? 유태인에게 묻는다면 그들은 구약성서와 탈무드를 이야기한다. 특히 유태인들은 탈무드를 유태인들의 영혼이라 주저없이 이야기한다. 탈무드는 어떠한 책이기에 이토록 소중한 책이 될 수 있었을까?

탈무드는 주전 500년에서 주후 500년까지의 구전(口傳)을 이천 여명의 학자가 정리하고 편찬한 것이다. 내용은 구약성서에 뿌리를 두고 문화와 종교와 도덕과 전통들을 집대성한 것이다. 따라서 유태인 오천여년의 지혜와 지식의 보고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종교 뿐 만아니라 문화와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지혜가 총 망라되어 있다는 점이다. 한국에 소개된 탈무드는 탈무드 가운데 재미있고 지혜로운 이야기 혹은 교육적인 명언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것은 탈무드의 일부분일 뿐이다.

탈무드를 어떻게 소개할까? 탈무드는 20권의 방대한 분량의 책으로 일만 이천 페이지에 책 무게가 75kg이라 소개할까? 이렇게 소개하면 탈무드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이러한 대화부터 시작하자.

탈무드 학교에 입학하려는 지원자가 면접시험을 보고 있었다. 시험관이 물었다. “자네는 왜 이 학교에 들어 오려하는가?” 지원자는 “저는 탈무드를 공부하기 위해서 왔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면접관은 “만일 자네가 공부하기 위해서라면 도서관이 낫지 않은가?”라고 다시 물었다. 지원자는 “그렇다면 학교는 왜 필요합니까?”라고 오히려 반문했다. ‘면접관은 “학교에 간다는 것은 훌륭한 사람 앞에 가는 것이지! 그것은 살아 있는 교본을 대면하기 위해서 일세. 학생은 위대한 랍비(선생)를 지켜봄으로 배우는 것일세”라고 설명해 주었다.

이처럼 탈무드는 지식보다 사람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지식이 아니라 사람에게 간다는 것은 대화를 하러 간다고도 말할 수 있다. 실제 탈무드를 펼치면 첫 페이지는 언제나 빈 공간으로 남겨져 있으며 마지막 페이지도 빈 공간이다. 탈무드를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의 경험을 거기다 기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탈무드 정신이다. 누구에게나 독특한 자신의 경험이 있을 수 있고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전제하에 탈무드는 기록되어 있다.

즉 탈무드는 지식을 전달하려고 하기보다 대화와 토론을 제의하고 말을 거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탈무드를 공부하는 도서관은 언제나 소란스럽다. 탈무드를 읽으면 서로 토론할 수 밖에 없으니 자연히 시끄러운 도서관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토론식 탈무드 공부방법이 유태인의 창의성을 자극하였고 유태인을 우수한 사람들로 성장시켜 준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탈무드 전부를 암기하는 것보다는 하나의 작은 덕을 몸에 익히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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