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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소박물관, 대학을 넘어 지역사회와 소통

우리대학 소장 국보・보물 탁본전은 희소한 고대사 자료 전시로 학술적 가치 커


박물관은 고고학 자료, 역사적 유물, 예술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술적 가치가 있는 자료를 수집, 보관 및 진열해 일반인에게 학술 연구와 사회 교육에 기여할 목적으로 세워졌다. 대학에 소속되어 있는 박물관은 일반 박물관의 기능뿐만 아니라 대학의 역사를 수집해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있다.

성서캠퍼스 동문에서 들어오면 오른쪽에 건물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행소박물관이다. 행소박물관은 신일희 총장의 아호를 따 명명했는데, ‘행소’는 공중에서 고기나 생선이 없는 찬으로 밥을 먹던 일을 가리키는 말이다. 행소박물관은 교육기관 개교 50주년을 맞이해 2004년에 신축되었다. 지하 1층에는 시청각실과 카페, 1층에는 동곡실(특별전시실), 학예연구실, 유물정리실, 2층에는 상설전시실이 구비되어 있다.

1층 동곡실에는 우리학교 소장 국보·보물 탁본전이 전시되고 있다. 탁본은 석비(石碑)나 기물(器物) 등의 각명(刻銘)·문양 등을 먹에 의해 원형 그대로 종이에 뜨는 방법을 말한다. 우리학교가 소장하고 있는 1백60여점 가운데 학술적 가치가 높은 40여점을 선발해 탁본 전시하고 있다. 현재 전시되고 있는 탁본을 함께 감상해 보자.

동곡실에 들어가면 왼쪽에 가장 먼저 고령 안화리 암각화를 볼 수 있다. 암각화는 문자를 사용하기 이전 시기의 선사인들이 자신들의 기억과 상징을 그림이나 기호로 남긴 기록이며, 선사인들의 풍요와 안녕에 대한 기원 등을 담고 있다.

암각화를 지나면 신라의 영역 확장과 내부구조를 알 수 있는 단양 신라 적성비, 영일 냉수리 신라비를 볼 수 있다. 단양 신라 적성비는 신라의 영토 확장 과정에서 이룩한 공적에 대한 포상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영일 냉수리 신라비는 재물의 소유권과 관련된 소송에 대해 갈문왕을 포함한 여러 고위 관리가 합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그 내용을 바위에 새겼다.

바로 옆에 대구 무술오작비, 영천 청제비, 경주 남산 신성비, 경주 명활산성 작성비가 있다. 이 비들을 통해 우리는 당시 신라가 교통망을 확보하고자 한 노력과 농업 생산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 토목공사를 실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개의 탁본을 통해 당시 신라사회의 지방통치체제와 중앙정부의 집권강화 모습, 산성과 저수지 축조와 같은 대규모 공사과정을 알 수 있다.

토목공사 관련 탁본을 보고 오른쪽으로 꺾으면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인 십이지신상, 흥덕왕릉 십이지신상을 볼 수 있다. 십이지신상은 당대(唐代)에 들어 물, 몸은 사람의 형태를 나타나게 되었고, 능묘의 바깥 수호신의 성격으로 호석에 부조 형태로 나타난다.

십이지신상을 지나면 탑을 수호하는 신장상을 볼 수 있다. 신장상에는 경주 서악리 삼층석탑 금강역사상, 여주 고달사지 승탑 사천왕상, 예천 개심사지 오측석탑 팔부신장상이 있다. 금강역사상은 문지기의 역할, 사천왕상은 수미산 중턱의 사방을 수호하는 역할, 팔부중상은 사천왕의 권속 혹은 설법장소에 모인 대중을 의미한다,

신장을 지나오면 경주 단석산 신선사 조상명기, 창녕 탑금당치성문기비, 함안 방어산 마애불 조상기가 있다. 조상기는 불상을 만들면서 기록한 것이며, 조상명이라 불리기도 한다. 조상기는 서체 연구와 기록된 제작연대, 발원목적, 조각상의 존명 등을 통해 당시 조각의 양식과 형식, 사원의 운영과 불교 신앙 형태 등을 이해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닌다.

조상기 바로 옆에 사천 매향비와 장생표가 있다. 매향비는 대부분 현실 세계의 고통에서 벗어나 이상세계에 살고자 하는 소망을 담고 있으나, 사천 매향비는 이러한 염원과 국태안민의 성격을 담고 있다. 신라와 고려시대 사찰에서는 사찰 주변과 소유한 토지의 경계지점을 다른 토지와 구별하기 위해서 나무와 돌에 장생표를 세웠다.

관람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이번 탁본전에서는 40여점의 문화재에 3차원적 영상·전경 및 세부 사진을 활용하는 전시 기법을 도입했으며, 보다 쉽게 감상하기 위해 QR코드와 어린이를 위한 전시 설명 라벨을 붙였다.

우리학교 학생과 대구시민을 위해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로 ‘박물관 야간 개관’과 ‘큐레이터와 떠나는 시간여행’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있다. 5월부터 12월 30일까지 특별전, 상설전시실이 진행되며, 행소박물관에 문의·전화하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누구나 관람이 가능하다.

한편, 지난 5월 27일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인 ‘여름오는길-단오’ 행사가 진행되었다. 단오는 일년 중에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 해마다 큰 명절로 여겨졌고, 조선시대에는 임금에게 부채를 진상하고, 임금은 신하에게 부채를 하사하는 풍습이 있었다. 이러한 단오의 취지를 살려 우리학교 학생, 직원 및 교수와 대구시민들에게 부채를 만드는 행사를 가졌다.

부채 만들기 행사에 참여한 이향은(사회복지학·1) 씨는 “더운 날씨에 학생들에게 필요한 부채를 박물관의 이미지에 걸맞은 민화와 접목시켜 만들 수 있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탁본전을 관람한 배인선(사학·3) 씨는 “이번에 전시된 탁본전은 여태껏 내가 봤었던 탁본전에 비해 퀄리티가 훨씬 높았고, 큐레이터의 설명이 있어 작품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고대사와 관련된 문헌 자료가 많지 않아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금석문 자료는 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이번 탁본전을 통해 고대 사회 사람들이 후세에 남기고자 한 내용이 무엇인지 되새겨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전시는 8월 27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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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봉사활동으로 채워지는 꿈 영원히 미성년에 머물러 있을 줄 알았던 내가 성년이 되었다. 봉사활동을 즐겨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덧 스물두 살의 대학교 3학년이 되어 ‘청소년’의 끝자락을 향해 가고 있다. 몇 년간 봉사해 오니, 이것이 적성에 맞는 것 같다는 작은 불씨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진로를 향한 작은 불씨는 단순히 봉사활동으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아닌, 직업으로 삼아 다양한 연령층을 위해 복지를 지원하고, 클라이언트의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큰 불씨로 번지게 되어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였다. 대학교에서 한 첫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거노인분들께 ‘편지 작성 및 생필품 포장, 카네이션 제작’이었다. 비록 정기적인 봉사는 아니었지만, 빼곡히 적은 편지를 통해 마음을 전해 드릴 수 있었기에 뜻깊음은 배가 되었다. 하지만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다.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직접 대상자와 소통할 줄 알았는데 해당 봉사는 대상자와 면담하지 못하고, 뒤에서 전달해 드리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활동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장애아동어린이집‘에서 활동한 겨울 캠프 활동 보조일 것이다. 이곳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동들이 다른 길로 가